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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웹툰 유토피아를 보고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글을 적어도 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굉장히 선정적인 웹툰입니다. 제가 본 것은 네이버에서 연재되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투믹스에서 연재되던 (19) 유토피아 입니다.

원래는 이런 웹툰 한편을 보더라도 리뷰를 남기지 않고 기억 속에 흘려버리는 편인데 이제는 하다못해 드라마 한 편을 보더라도 리뷰를 꼬박꼬박 쓰는 버릇을 들이려고 부끄럽게도 글을 쓰게 되네요.

아마도 선정적인 웹툰 추천작으로 많이 손꼽는 작품이라 이미 보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니 저는 느낀 점만 적고 가려고 합니다.

10개월간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섬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으면 개인당 5억 원을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시작되는 이 웹툰은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법적으로 제재를 당하던 모든 것들을 섬안에서 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는 스무 명 남짓. 다들 각기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로 나옵니다. 아무래도 여성 참가자들이 남자들보다 힘이 약해서 당하는 씬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역으로 힘이 센 남자의 편에 서서 자신을 지키는 편을 선택하는 여성도 생겨나지요. 그리고 법이 없는 섬안에서도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것은 소시오패스 & 사이코패스를 가진 남자와 해리성 인격장애 즉 다중인격을 가진 남성, 그리고 강간, 상해 등 전과 16범으로 나오는 세 명의 남성 관점으로 보는 씬들이 유독 눈에 띕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살인을 공지하는 이 섬의 잔인한 설정으로 인해 벌어지는 스토리가 주 내용입니다.









소시오패스를 앓는 그는 상대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반면 극 중에서 특이하게도 자주 관계를 가지던 여성을 귀찮아하면서도 몇 번이나 살인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지만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시간 안에 죽이면 상금을 억 단위로 준다는 공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죽이지 않고 그 외에 다른 인물들로 타깃을 달리 설정합니다.

이 부분에서 약간이나마 인격적인 부분이 남아 있는 듯이 보여 그가 완전한 사이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가 그 섬에서 제일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만 정을 주고 자신을 믿어주는 여성을 바로 죽이지 않았다는 점은 이제껏 그를 대하던 많은 여성들과는 달리 그녀의 진심을 느껴서 그런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전과 16범으로 나오는 거구의 남성은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지만 역시나 거구의 체격이 살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듯 싸움도 곧 잘하고, 여자들을 쉽게 다룹니다. 그러나 그는 이 웹툰에서 단 한 명의 사람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 사실이 굉장히 주목할 만한 점인데요. 왜 그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을까요?

사실 그는 죽일 만한 타이밍이 이 웹툰에서 제일 많았습니다. 한때 자신이 모시던 형님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덩치에 반도 안 되는 남자들이 한주먹에 나가떨어지는 것을 수도 없이 봤는데요.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한 가정의 아버지가 제발... 집에 처자식이 기다리고 있다고 살려달라고 하자 그를 놔줍니다. 물론 그분도 이 섬에서 살아 돌아갈 수는 없었지만, 제가 주목한 3명의 남자들 중에 가장 정이 많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자신을 믿어주던 여성이 총살로 죽자 무장을 한 요원들이 섬에 들이닥쳐 죽을 위기에 쳐해 졌어도 끝까지 섬에 남습니다. 그녀를 땅에 묻으며 등으로 총을 받아내는 뜬금없는 로맨틱까지 시전하고 그는 멋지게 한마디를 남기고 죽습니다.

그리고 제일 문제인 1번 참가자 다중인격의 그분인데요. 사실 그 인격이 처음 발현되었을 때는 가늠하지 못했지만 차츰 그 인격의 무시무시함이 웹툰에서 나왔는데요. 전과 16범의 거구도, 소시오패스 조차도 그 다중인격의 잔인함에 몸서리를 칩니다.

정신이 있을 때는 그 누구보다 정상적이지만 눈빛이 바뀌고 새로운 인격이 깨어나면 대책 없이 잔인해지는데요.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이 다니던 동료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을 범하자 아무렇지 않게 복도로 불러내어 한 손으로 목졸라 죽이는 장면은 그의 괴력을 새삼 느끼게 해 주더군요.

약간 의문인 점은 수차례 다중인격으로 인해 벌어진 많은 사건들을 평소의 보통 인격도 다 기억하며 살고 있는 중인데, 그 인격이 그렇게 온전히 제정신인 것이 더 의문이었습니다. 보통 그 정도의 일을 저지르면 온전한 정신이 아닐 수가 없을 텐데, 평소의 1번 참가자는 평범 그 자체였네요. 아닌가. 이미 몸에 다른 인격체가 있어서 콕 집어 그 인격만 평범이라고 하기엔 그 사람 전체를 놓고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 잔인한 그도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목숨을 바쳐 그녀를 섬에서 탈출시킵니다. 마지막엔 혼신의 연기로 다른 인격이 나온 듯 연기했지만 실상은 아녔죠. 그걸 아는 그녀도 어설픈 연기라며 웃고 마는데요.

절대로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을 것 같던 3명의 사내들이 자신을 믿어주는 여성들을 위해 끝까지 섬을 지키며 남은 사람들을 탈출시켜주는 의리의리 한 웹툰입니다. 오히려 아무런 정신 이상이 없는 사람들이 사소한 동기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아이러니도 보았네요.

이렇듯 법과 질서가 없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웹툰이었습니다. 보고 나서도 약간 찝찝한 감정은 남게 되는군요. 아무튼 너무 스포일러가 강한 리뷰라서 제목에는 스포 주의를 꼭 달아놔야겠네요.

이상. 유토피아 리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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