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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둘째는 다르다 -김영훈-

kkiihhii 2019. 3. 11. 14:51





둘째는 다르다

태어나기 53일 남은 둘째를 위해서 빌린 책이다. 아파트 단지안에 2주에 한번씩 들어오는 이동도서관 차량에 생각보다 육아관련서적이 많지 않아 고르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반복적인 부분이 많아서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 직접적인 조언은 삼분의 일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라 3~4시간 정도면 무난히 한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잠이 와서  덮어놓고 잠을 잔뒤 다시 읽어보니 더 집중이 잘 되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왔다.

내가 생각하는 자매육아법이 틀렸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특히, 첫째니까 참아 하는것과 둘째니까 양보하라 하는 가르침이 잘못된것이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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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화가 날 지경이다.

왜냐하면 그것만큼 아이 훈육할때 편한게 없기 때문이다. 싸우는 형제,자매들에게 넌 언니(오빠)니까 양보해, 참아 이렇게 말하면 사실 편하다. 내가 중간에서 싸움을 중재하는 역활로 순식간에 다툼을 종결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주변인들이 첫째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을수도 없이 봐왔다. 둘째는 어리고 힘이 없으니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나역시도 그러는 편이 세상편하다고 생각한다. 둘이 싸우는 소리도 없고, 첫째만 기죽이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둘사이의 다툼에 부모가 중재로 나서는 순간 그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둘의 감정을 어루만져줄뿐 해결책은 둘이서 찾도록 지켜봐주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적혀있었다. 굉장한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많은 인내심 TEST를 거쳤는데 작년까지의 최고의 인내심 박살현장은 딸아이가 바닥에 드러눕고 찡찡대는 것이였다. 올해 최고의 인내심은 스스로 하려는 아이를 말로만 코칭하고 손을 쓰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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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제 저녁도 강한  인내심을 요했는데, 뽀로로 퍼즐맞추기를 스스로 하려는 아이를 위해 말로만 살짝 거들며 지켜봐주는 것이였다. 퍼즐은 저번주에 사줬고, 아이는 16피스까지는 스스로 잘하지만 20피스부터는 어려워 했다.

뽀로로팔을 끼워야하는 부분에 크롱의 눈을 끼운다던지 여러번 재차 퍼즐의 모양도 확인하며 맞추라고 일렀지만 막무가내였다. 다행인건 어제 새로운 스킬을 하나 습득했다.

"이 퍼즐은 나중에 맞추자"인데, 보통 한번 집어든 퍼즐을 좀처럼 놓지 않고 어떻게든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통에 오랜시간이 걸렸던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맞추고 다른 그림을 선택해보자고 수차례 옆에서 말로(아오 답답해!!!!!!!!!!!!!) 설득한 끝에 그녀가 드디어 집어든 퍼즐을 옆으로 내려놨던 것이다.

덕분에 평소보다 퍼즐맞추기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었다. 역시 안된다고 붙잡기 보다는 다른 부분부터 맞춰나가는 것도 하나의 인생의 조언이랄까....쓰다보니 내가 어제 딸에게 인생의 멋진걸 가르킨것 같지만.... 실상은 엄마혼자 정신승리한것이다. (어쩌면 오늘밤 내딸은 여전히 한번 집어든 퍼즐로 어찌해보려고 여기저기 끼워댈지도 모른다.)

이토록 퍼즐하나 맞추는 것도 손이 달싹 거리는데 자매들의 다툼을 보고도 우리 첫째는 이래서 마음이 아팠겠구나~ 우리 둘째는 언니(오빠)가 그래서 속상했지? 하고 우쭈쭈 한다음 둘의 행동을 지켜만 봐야 한다니. 앞으로 우리집에 소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아랫집에게 벌써부터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물론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훈육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렇지만 그외에는 그저 지켜보라고 적혀있었다. 내 마음은 태평양이 될 거 같다.

다행인것은 책에 여러가지 해결책이 적혀있었다. 나는 자매맘 확정이므로 자매관련 해결책만 자세히 봤다. 특히 좋은 것은 첫째에게 둘째양육을 돕도록 해서 돌봐줘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나도 인터넷에서 주워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이였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매아이들은 역활놀이나 상황극 같은 것을 같이 하게하면 그렇게 우애를 다지는 데 좋다고 한다. 같이 소꿉놀이를 하거나 미용실, 병원놀이 같은 것을 하는 것이다. 역시 여자아이들이라 뽀작뽀작 귀엽기짝이 없네.


읽기로는 형제같은 남자,남자아이집은 첫째가 확실히 힘으로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치 정글을 보는 것 같다. 여자 여자인 자매집은 역시나 뒷담의 고수답게 부모에게 고자질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럴때 부모가 아이들의 고자질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무관심하게 대응해주며, 언니나 동생에 대해 일러바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되물어보라는 솔루션도 있었다. 그러나 둘 중 누군가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이라면 당장 부모가 뛰어가야하는 것이 맞다. 그런 고자질은 당연히 해주면 고맙다.

책을 읽으며 제일 의미심장했던 말은 공평에 관한 말이였다. 자매라서 옷이며 다른 것들도 똑같은 걸 사라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어와서 알고 있었지만 공평성에 관한 이야기는 의외였다. 두 아이의 발달이 확연히 다르고 키도 몸무게도 모든것들이 다른데 똑같이 한다는것은 오히려 더 차별을 느끼게 한다는 대목이였다.

자매의 키가 다른데 둘에게 똑같은 50cm짜리 의자를 선물하는 것은 둘 중 누군가는 차별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둘 다 배고프니까 똑같이 바나나2개를 준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울따름이다. 내가 생각하는 공평이란 그냥 모든 물질을 똑같이 나누는것이 공평이라고 생각한 것인데 그것은 개개인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주는 사람 편한대로 생각하는 것이라니.

여기서 공평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디테일하고 까다로운 것이다. 똑같이 책을 20분간 읽어준다고 해도 첫째는 집중시간이 40분도 훨씬 넘어서 그 시간이 짧다고 생각할테고 둘째는 어려서 집중시간이 10분도 되지 않는데 엄마가 읽어주는 20분의 동화책타임은 절반은 지겨운 것이다. 어떻게 해야 둘 사이의 안정적인 '공평'을 줄것인가. 여기서부터 부모가 머리아픈 것이다.

이 책도 정확하게 해결책을 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들의 성격이나 특성은 부모인 내가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맞게 해결책을 써야 한다. 여기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판단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한 아이는 차별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정말 힘든 부분이다. 둘이 싸우는걸 지켜봐야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서로 다른 연령기준의 공평성을 줘야한다는 것도 상당히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앞으로 그걸 잘 해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어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들이 많았다. 둘째를 계획중이거 임신 혹은 육아중인 맘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중요한 책인것 같다. 부자엄마가 되는 길도 힘들지만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엄마가 되는 길은 더 멀고도 험하다.

긴 글읽기 싫은 분을 위한 3줄 요약
- 아이들의 다툼에 개입하지 말고 기분만 어루만져주며 지켜봐라
- 공평이라는 것은 아이 개개인에 맞게 설정되어야 한다
- 아이와 1대 1의 시간을 각자 가지는 편도 좋다


이것말고도 많은 지침이 있었지만 내가 봤을 때 정말 중요한 사항인것 같은 세가지만 뽑아봤다.

하나도 힘든데 둘이상인 맘님들!
모두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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