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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모처럼 만에 생필품을 대량 구매 하였다. 보통 한달에 한번 할인쿠폰을 사이트에서 뿌리는데 그때 살것들을 쿠폰먹여서 사는 것이다. (흔히 쿠폰을 적용한다는걸 맘카페에서는 먹인다고 하던데 왜 그런지는 저도 잘...)

기존 사던 것들에서 더 추가로 구입하게 된 것은 삼부커스이다. 원래 먹던 것은 아니고 레인보우라이트사에서 나온 프로바이오틱스 젤리가 다 떨어져서 직구를 알아보니 품절이였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감기에 좋은게 뭐 없나 찾다가 상품평을 보고 구입하였다.

크기는 하리보젤리 크기인데 모양은 포도모양이다. 짙은보라색에 쫄깃한 식감은 아니고 양갱같은 맛이 난다. 삼부커스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접골목(덧나무)로 딱총나무, 말오줌나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감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면연력을 높여준다고 적혀있다. 그밖에도 어떤 효능들이 쭉 열거되어 있는데 아무튼 그렇다.

확실히 몇달전부터 아이에게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하니 덜 아픈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안먹는것 보다는 조금 덜 아프겠지? 하는 생각으로 영양제 직구는 꾸준히 하고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영양제 신봉자인데 지금도 하루 먹는 영양제가 꽤 된다. 임신전에는 비타민C와 철분, 비타민D 3개만 챙겼는데 임신이라고 판정나는 순간 제일 먼저 한 것은 영양제 주문이였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공복에 비타민C 1000에 철분, 엽산을 먹는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삼부커스 젤리를 씹어먹는다. 보통 거기에 프로바이오틱스도 먹는데 위에 썼듯이 품절이 되고 난 후 로는 재주문 하지 않고 삼부커스 젤리 하루2개로 퉁 치고 있다.

그리고 저녁쯤에 비타민D 1000을 먹고 자기전에 오메가3랑 칼슘&비타민D를 또 먹는다. 계산해보면 나는 하루에 비타민C를 하루권장량의 몇배정도 더 먹는것이고 비타민D는 원래 2000을 먹다가 오메가와 칼슘제 안에도 비타민D가 있는걸 뒤늦게 알아서 1000과 나머지 약을 같이 먹는다. 내가 알기로 성인의 비타민D 하루 섭취량이 1000인것으로 알고있다. 왜 숫자뒤에 기호를 붙이지 않는지는 귀찮으니 그냥 넘어가주세요. 스미마셍.

원래는 비타민D 5000짜리를 사놨는데 며칠 먹었더니 속이 메슥거려서 작은용량으로 바꿨다. 비타민C는 일전에도 포스팅했던 적이 있지만 피부미백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정량이상을 섭취중이다. 확실히 피부 각질? 피지? 같은 것들이 싹 없어졌다. 현재 1년째 장기복용중이다.

비타민C는 나눠서 섭취하는 편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정도로 철저하지는 않은 편이라 아침에 몽땅 털어넣어버린다. 세어보니 하루 영양제를 7개정도 먹는 편이다. 그래서 몸은 좀 좋아졌냐고요? 나 혼자만 지금 몸이 편한건 영양제때문이라는 이상한 망상중이다.

그래도 산부인과에서 피검사 수치는 당뇨이외에는 걸리는 것이 없으니 아마도 잘 먹고 있는 거겠지? 비타민C와 비타민D는 섭취간격을 6시간이상 두라는 글을 어디서 또 줏어듣고 와서 아침, 저녁으로 나눠먹는 중인데 웃긴건 산후조리용으로 직구로 산 종합영양제 6통정도는 이 모든 것들이 몽땅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한약을 믿지 않는 부류라... 남편이 출산후에 산후보약을 지어먹으라는 소리에 차라리 영양제를 먹고 말겠다고 했다. 커피도 쓰다고 안 먹는데 한약은 정말 지옥이다. 맛도 그렇지만 한약을 잘못먹고 체질이 바뀌거나 신장이 안 좋아졌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봐온터라 더 믿음이 가지 않고 있다. 나의 믿음에 금이 간 것은 그것만은 아니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거나 치료를 받아도 딱히 통증의 호전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몫 한다.

아무래도 내가 사는 도시에 잘하는 한의원이 없나보다. 침이나 뜸, 한약이 잘 맞는 사람은 꾸준히 다니는걸 보면 정말 침을 잘 맞아서 속이 다 뚫리는 느낌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하다. 왜 영화에도 있지 않은가. 침으로 목뒤를 땋 찌르니 엌하고 사람이 죽고, 정신을 잃은 환자의 얼굴에 고슴도치처럼 침을 한가득 놓고 살살 돌리니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봐와서 한의학의 신비도 좀 호기심은 있다.




일단 지방 소도시에 사는 평민1은 근처 정형외과가서 물리치료로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리치료라 하면 온찜질에 피부에 기계를 붙이고 지지징하는 것인데 근처 한의원들보다는  만족스럽다. 사실 여기 쓰는게 조심스럽지만 한의원에 얽힌 좋지 않은 기억이 하나 있어서 더 꺼려하고 있는 것인데, 취업하고 어느순간부터 손떨림이 생겨서 회사지인들에게 물어물어 한의원을 찾아간적이 있다.

그래서 상담이 끝나고 침시술을 한다기에 커튼으로 칸막이가 쳐진 간이침대에 앉아서 기다렸다. 손이 아픔으로 손목이나 손에 침을 놓겠거니 했는데 간호사가 대뜸 상의를 위로 올리라고 해서 당황했다. 그리고 얼마후 의사가 와서 배까지 올린 상의를 가슴이 다 보일정도까지 싹 다 걷고는 가슴중앙, 이마, 인중 뭐 여기저기 침을 막 놨다. 거기서 일단 수치심에 1차 멘탈이 나갔다.

내가 왜 손에 놓는게 아니냐고 짜증을 내니 손이 아프다고 손에 놓는게 아니라나 뭐라나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정말 1분이 하루 같았다. 원래 침을 맞을때는 상의탈의를 하고 맞는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억울하고 당한느낌? 등에 놓는것도 아니고 정면이라서 뭔가 더 비참했던 거 같다. 몹쓸 내 몸을 누군가가 보고 말았다. 슬픔.

아직 20대초반때라서 어버버 하면서 그후로 한의원이라면 까무라치며 근처도 안 갔던거 같다. 내게 한의원이란 상의탈의 후에 40대가 넘은 한의사와 마주보고 침을 맞는 그런 곳이라는 인식이 박혀버렸다. 지금이라면 미친거 아니냐며 박차고 그 자리를 나왔을텐데 왜 그러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이미 십년도 훨씬 더 지난일이라 기억에서 지워졌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또 생각난다. 정말 명의이고 나는 아주 미칠듯이 아픈 환자라면 수치심이고 뭐고 치료부터 하겠다고 생각하겠는데 아직은 부끄러운게 우선인가보다.

더 씁쓸했던것은 그러고도 손떨림은 전혀 낫지 않았다. 물론 나는 지금도 다리와 손을 떠는 습관이 있다. 복이 나간다고 하는 습관인데 정신차리고 보면 다리를 떨거나 손을 떨고 있다. 그래서 정신차리고 앉아 있어야 한다.

그 후로 한의원은 발길을 끊었는데, 남편과 연애를 하며 남편이 단골이였던 한의원에 갈 일이 있었다.  카톡으로  치료가 끝나간다기에 기다릴겸 들어갔는데 왠 성룡을 닮은 한의사가 대뜸 날 보더니 얼굴부터 시작해서 어깨까지 많이 삐뚤다고 했다. 척추측만증에 거북목, 항상 오른쪽으로만 자는 습관으로 인해 안면비대칭도 심했고 어깨도 구부정한건 인정한다. 거기다 손, 발도 떨고 있으니 완전 한의원에 장기환자 낙점이다.

쓰고보니 걸어다니는 중환자같다. 아무튼 그 친절한  한의사는 환자접수한적도 없는 나에게 잠깐만 앉아보라며 어깨에 손을 올려도 보고 얼굴도 이리저리 휙휙 돌려보더니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침같은건 맞기 싫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선방을 때렸다. 그랬더니 그럼 다른 치료라도 받으라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이였고 옆에서 듣던 남편(그 당시 남친)은 같이 한의원다니면 되겠다며(야이 자식아) 오호호^^ 치료받으면 되겠네를 시전하였다.

그래서 영혼없는 대답으로 네하고 말았는데 문제는 그 후로 어쩌다 갈때마다 여친분은 오늘 치료안받냐고 재차 물었다. 서너번 그렇게 묻다가 남친이 자기가 돈을 내줄테니 치료를 한번 받아봐라. 여기 잘하는 곳이다 어쩌고 저쩌고 해서 상의탈의만 안한다면 받아보겠다고 말하고 치료를 받아보았다.

침을 안 맞으니 그냥 물리치료랑 별 다를바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두세번 가다가 돈도 비싼데 별 효과도 느끼지 못해서 난 안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이자 남친에게도 3번정도 받아봤지만 뭐가 호전되고 있는건지 당최 모르겠다고 툴툴거렸다. 그렇게 나와 한의원의 인연은 끝이 났다. 여담으로 결혼후에도 그 한의원을 주구장창 다니던 남편은 어느날 자신의 단골 한의원이 좀 비싼거 같다. 그런데 딱히 호전이 되지 않는것 같다는 뒷북을 시전하였다. 어림잡아도 몇백은 갖다 부었을 것이다. 그래도 뭐 초반에는 만족했으니 계속 다녔겠거니 해서 너도 그러냐하고 말았다.

아무튼 남편은 이제 더 큰 병원에 가게 되었고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내야 할 지 모르겠다. 분명 삼부커스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영양제 얘기 하다가  한의원 기억을 소환시켜버렸다. 어쩌자는거지.

그래도 이렇게 끝내야 훈훈할 것 같다.한의원이 맞는사람은 한의원으로, 물리치료가 맞는 사람은 물리치료를! 다들 저마다 가는 곳이 있으니깐!

훗날에 이야기지만 나처럼 침맞는 부위에 대한 사전정보없이 방문했다가 당황한 여인들이 쓴 글도 몇개 보았다. 역시 사전정보는 필수다. 왜 산부인과와 한의원, 성형외과에는 남자의사들이 많은지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밝혀주길 바란다.(ㅋㅋㅋ) 왜 밝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 여자의사들이여 화이팅ㅋㅋㅋ 여자한의사 어디 없쒀? 이거 너무 페미아냐? 아닌데 그냥 생각인데, 내 글에서 언짢았던 부분이 있다면 태클을 걸어주길 바란다. 답글은 내 마음속에.

오늘은 글이 아주 화성으로 가버렸네. 글만 잠깐 쓰고 설겆이 하려 했는데 지금 나 1시간째 쓰고 있네? 이 글은 화성인이 썼습니다. 제 글이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누구? 나는 누구?

닥치고 설겆이나 하자.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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