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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리갈하이

kkiihhii 2019. 2. 17. 04:58


SKY캐슬이 끝나고 꾸준히 볼 드라마가 없었는데 오늘 마트장을 보고 저녁을 먹으며 식구들과 같이 본 '리갈하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리갈하이는 2012년부터 후지TV에서 방영된 원작드라마가 있었다. 1기 2기 까지 나온걸 보면 인기드라마 였던게 확실하다.

이런 류의 진지 로맨스 없는 장난풍 드라마! 완전 좋은데? 취향저격임. 물론 딱 봐도 남주와 여주의 로맨스가 어느정도 예상되지만.. 서로 진지하게 쳐다보는 애틋한 관계가 아니라 디스하는 관계라서 재밌는듯. 역시 드라마는 여주와 남주의  개싸움 유형이 재밌다.

어쩐지 광고때부터 장난끼 가득하더니 여주인공부터가 청초한 외모로 진상짓을 하고 다니고 남주인공은 미칭갱이 변호사 인데 현실에 전혀 없을 꿀조합인듯 하다.

참고로 이순재 선생님은 여기서 마법사쯤으로 나오는듯함. 뭐든지 잘하고 온갖 무술은 다 배운듯보임. 나도 저런 비서가 한명 있다면 좋겠다. 집사? 비서? 아무튼 요리까지 수준급이라니 말 다함.

2회와 3회를 아기를 보며 대충 봤는데 좀 의미심장함. 여주인공인 햇병아리 변호사가 열심히 변호하여 억울함을 벗겨준 자신의 동창친구가 사실은 살인사건의 진범이였을 수도 있다는 소름돋는 이야기였다.

같이 변호를 맡은 남자주인공인 진구는 자신은 사건의 진실여부 보다는 자신이 변호를 맡아서 승률을 올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해서 드라마를 보다가 남편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위대한 남편이 말하길. 그렇지. 변호사를 잘 써서 진범을 못잡는 경우도 있지. 어차피 그들의 임무는 변호이기 떄문에 사건의 진실보다는 자신의 변호에만 충실하다는 이야기였음.

하긴 재판장에서 자신이 변호를 맡은 의뢰인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라고 해도 변호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해 변호해주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법이라는 것은 그것을 잘 아는 이에게는 이용하기 좋은 도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지금도 내가 모르는 사이 살아가면서 무서운 사건의 진범들과 마주쳤을 수도 있고, 내가 했던 사소한 어떤 일로 인한 나비효과로 저기 바깥 어딘가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면 안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당연시 되어온 사실인데, 원시시대에서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았겠지?

지금 시대에는 직접적으로 손에 피를 묻혀가며 누군가를 죽이는 것은 야만적으로 비춰지지만 우리는 피를 보지 않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수없는 사람들을 죽여가며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말로 만들어진 칼이든 권력을 이용한 보이지 않는 총이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육체의 죽음만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겠지. 어쩌면 진정한 죽음은 정신적인 죽음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읽었던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에서 주인공인 심리상담사로 나온 꾸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의외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잘사는 동네에 더 많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다. 실제로도 우리가 흔히 돈을 잘 번다고 인식하는 대기업이나 공기관에는 심리상담소가 하나씩은 있다.

말이 또 헛나갔지만 아무튼 살인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였다.

만약에 내가 변호사이고 의뢰인을 변호하던 중 증거수집자료에서 진범임이 확실한 어떤 것이 발견된다면 나는 그걸 모른체하고 계속 그 사람의 변호를 할 수 있을까? 그런것을 인간의 양심을 져버린다고 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나는 그저 내가 맡은 일에만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진실을 비켜나가서 돈과 승률 같은 것만 생각할지.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예전 어떤 드라마에서 보니 변호사가 변호를 거부할 수도 있다던데 ...변호를 거부한다고 하면 나는 과연 보복당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을까? 그정도 깡이랄지 배짱이 없는 나같은 바보는 그런 범죄와 가까운 곳에 얼씬도 못할 것 같다.

아직 태어나서 경찰서를 가본 일은 장롱면허인 운전면허증을 개명으로 인해서 다시 신청하고 찾아갈때 뿐이였다.
앞으로도.
계속.
 경찰서를 갈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쓰는 일기들이 너무 '육아힘들어~'하고 살려달라는 글들뿐이것 같아서 다른 주제로 일기를 써보고 싶었는데 드라마를 본 것으로도 충분히 글이 나오는구나.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그날의 떠오르는 물음들에 대해 글을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비록 전문적이지 못하고 두루뭉실한 초딩일기수준 일지라도 하루중에 나를 표현하는 시간인 일기쓰기 시간을 매일 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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