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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개인의 취향

kkiihhii 2019. 2. 23. 20:07


주말은 항상 빠르게 지나간다. 벌써 토요일 저녁 7시반이라니... 요즘 내딸 찡이 낮잠을 안자고 저녁 6시까지는 거뜬하게 버티는 바람에 자유시간이 나날이 미뤄지고 있다. 그래도 잠시나마 시간이 나서 저녁 설겆이를 미루고 (엊그제는 아침 설겆이를 미룬거 같은데...) 일기라고 쓰지만 아무말 대잔치 글을 적어본다.

거실에서 글을 쓰는데 안방에서 남편이 보일러 온도 조절해달라고 "여보! 여보!! 여보!!!" 하고 부른다. 귀찮다. 그의 부름을 무시하고 계속 글을 적어본다. (이 말을 적는 순간 투덜거리며 일어나서 온도를 올리는 그분)

요즘 낮기온은 13도까지 올라서 햇빛이 따사롭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려나... 그래도 나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좋다. 아직 차가 없어서 차라리 양산을 쓰고 땡볕을 걷는 편이 찬바람 쌩쌩 부는 거리를 걷는거 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름밤은 아주 좋다. 낮시간도 길어서 아이와 놀이터에서 7시까지 있어도 환해서 좋고 밤이면 동네한바퀴 돌수 있어서 매우 좋다.

체격이 보통에서 조금더 마름 정도인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다. 그래서 한 겨울에는 5겹까지 껴입고 다녀보았다. 물론 이제는 임신으로 살이 쪄서 2겹 입고 패딩입으면 딱이다. 생각해보니 어린시절에는 지금처럼 아웃도어 패딩없이 솜만 들어간 것을 입어서 더 껴입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겨울임신을 맞이하여 작년에 큰 맘을 먹고 아웃도어 롱패딩을 샀다.

치수는 일부러 2치수 더 높여샀다. 역시 그러길 잘한것이 배가 불러오니 원래 입던 것이 잠기지 않게 되었다. 이 앞전 패딩도 사놓고 5년은 입은 것 같다. 기본 검정에 갈색털이라 아무 옷에 입고 다녔는데 이번에도 역시 검정패딩에 검정털이다. 이 패딩도 5년은 입어야 본전을 찾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앞전 패딩과 같은 브랜드에 같은 시리즈인데 애초부터 남편에게 나는 그것만 사겠다고 했다. 백화점에 가서 다른 것들도 입어봤지만 확실히 날이 갈수록 가볍고 활동성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무거운것보다 추운게 더 싫다. 패딩무게만 1kg은 거뜬히 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뚜벅이라서 무조건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덕분에 0도까지는 반팔하나에 패딩만 입어도 춥지 않다. 쓰다보니 이 글 마지막 부분에 "해당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고 작성된 글입니다."라고 명시해야 할 것 같다.

나같은 패딩없이는 외출이 불가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래도 곧죽어도 나는 코트만 입겠다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다.


아무리 패딩이 멋을 낸다고 해도 코트만 못한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얼죽코"라는 말을 작년에 알게 되었는데 "얼어 죽어도 코트"의  줄임말이였다. 그와 비슷한 말로 "얼죽아"도 있는데 이건 딱 남편이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인데 아무리 추운 영하의 날씨에도 아아만 드신다.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사람의 취향이란 참으로 한결같다고 느낀다. 굳이 같은 브랜드에 시리즈만 고집하는 나나, 얼죽아인 남편, 얼죽코를 실천하는 진정한 패셔니스타들은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취향에 흔들림따위는 없으리.

그래도 글 말미에 다른 이야기를 써서 너무 패딩얘기만 쓰는걸 피한것 같다. 내 일기를 읽는 사람은 소수이고 아직까지 여타 내 글에 나타난 큰잘못에 대한 피드백이 없어서 200편 가까이 의식의 흐름일기를 순탄하게 적어가고 있다. (어쩌면 모르는게 약일지도)


중립적인 글을 쓴다는건 대단한 일인거 같다. 특히 그걸 대중을 상대로 글을 쓴다면 더더욱 그렇고 말이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는 말이라는것은 찾는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 같은 글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차라리 정보성글이 더 쉽게 보일때도 있다. 그래도 이런 편파적인 일기를 계속 쓰는 것은 오로지 나를 위해서 그런 거 같다.

나하님 말대로 글을 쓴다는 거 자체가 힐링인거 같다. 잠시나마 일기쓴다고 세상이 조용해진거 같았다. 즐거웠다. 오늘의 일기 끝.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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