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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제왕절개 4일차에 썼던 일기

kkiihhii 2020. 1. 31. 12:12

글을 쓰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간신히 키보드를 침대에 두고 쓰고 있다.
제왕절개, 전신마취를 한 덕분에 가래가 미친듯이 올라오고 있다.
이걸 언제 다 뱉나 싶을 정도.
그런데 감기 같기도 하다.
원래 수술전에 가래기침을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하하하)

어제는 기침한번을 하다가 배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제왕하고 처음으로 울뻔했다.
아직도 걸어다니면 살이 타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는데 다행인건 수술3일차인데 자연분만보다 아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아직 없다.

처음 수술실에서 나왔을때 살을 태우는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그것이 진통분만할때 만큼의 고통은 아니였고, 차분하게 의사에게 "지금 무통주사가 들어가고 있나요?"하고 되물어볼만큼의 고통이였다.

선택제왕이라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사실 어제밤 처음으로 "내가 선택제왕을 한것이 과연 잘한 일인가..."하고 가래기침 때문에 처음으로 후회를 살짝 한적은 있지만 진통제도 맞고, 감기약을 먹으며 어기적 걸어다니는 지금은 다시 하길 잘 했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둘 다 어느 한곳이 미친듯이 아픈것인데 어차피 둘 다 한달이상 아플꺼라면 차라리 제왕이 나은것 같다. 아닌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이미 내가 한 선택에 후회 말자.
그리고 너무 혼자서 주책맞게 나대지 말자.
제왕 4일차. 하루 한 두번씩 찾아오는 가래기침을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지만, 아기도 제대로 못 보지만 후회하지 말자. 어느정도 감기도 호전되고 유축도 자신이 붙고, 나만의 일상 사이클을 만들고 나면 괜찮아 지겠지. 자연분만때는 앉는것이 힘들어 서있거나 누워있는것이 다였는데 지금은 가래기침 때문에 잘때도 앉아서 자고 있다.

하나는 계속 누워있는것, 하나는 계속 앉아있는것.
참 극과 극이다.
언젠가 이 글을 읽으며 속시원히 기침을 하고 싶다.
감기약 처방덕분에 아이에게 일주일이 넘게 젖을 못 물리는 것을 슬퍼할 겨를이 없다.
곧 있으면 내 방으로 첫째아이가 올것이다.
둘째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정도다. ㅠ.ㅠ
낳았을때 얼굴을 못 봐서 인지 저 아이가 정말 내 배에서 나온 것이 맞는 것인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도 남편도 닮은것 같지 않은데 ... 혹시 아이가 섞이거나 그런것은 아니겠지?
아무튼 이런 저런 잡생각이 많다.
그리고 오랜만에 가사일과 육아에서 해방되어 너무 천국이네.
왜 바보 같이 2일이나 더 땡겨서 퇴원한다고 한걸까. 생각해보니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은 지금 뿐인데.
21일동안 잘 쉬어야지.
이런 기회 흔치 않으니 말이다.
대놓고 쉴 수 있는 기회.
오늘 저녁에도 자기전 진통주사를 맞고 잠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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