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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오랫만에 아몰랑 일기

kkiihhii 2019. 12. 15. 07:27

아고고 온 몸이 안 아픈곳이 없구만.
오랫만에 쓰는 일기.

1

나는 이제부터 아이의 유치원 결정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왜냐하면 남편의 갈팡질팡에 같이 동조되다가 슬슬 짜증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하루는 시립가자고 하다가 다음날은 사립가자고 하며 혼자서 난리다.

나는 며칠전부터 확고하게 시립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이다. 교육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워킹맘에게는 그저 길~게 봐주는 곳이 최고다. 덤으로 방학도 없는 곳이다.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끝끝내 암이 걸릴거 같아서 '좋다. 너가 정하는 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얼른 결정하고 하나는 포기해야 대기하는 사람에게 좋다고 했더니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한다. 그래. 언젠가. 우리가 대기번호를 받게 되는 날 어떤 기분일지는. 그때가서 생각해보는건가. 역시 인간은 태초부터 이기적인 동물일지도. 유치원생이 배우면 뭘 배우겠어.

나는 이런 생각으로 이제는 남편이 유치원의 '유'만 꺼내도 으르렁 거린다. 딱 정한거 아니면 말도 꺼내지마. 몇 주째 스트레스 받아서 지금 오른쪽 옆머리가 횡해졌다고. ㅠ.ㅠ)

2

죽음의 에티켓.

글쓴이 소개를 읽지 않고 바로 본문으로 넘어가서 읽었는데 짧막한 리뷰를 쓰려고 생각하다보니... "이 책을 적은 사람은 죽다 살아난 경험을 해본 것인가?" 이런 생각부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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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병상에 누워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작가가 고심끝에 구구절절 맞는말만 적어내려간 서적이 되시겠다. 그렇다. 우리는 무슨 말을 던지든 죽을 정도로 아픈 그에게는 여간해서는 진심을 다해 말한다는 느낌을 주기 힘들다.

괜시리 뻔하디 뻔한 안부성 이야기 또한 마치 자신을 농락하는 듯한 이상한 생각이 들게하니 말이다. 작가는 아프면 내편인 사람들을 정확하게 가려낼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일생에 여러가지 갈림수가 생기는 법이다. 특히 결혼도 또 하나의 인간관계 솎아내기다.

아직 스무장도 읽지 않았다. 그러므로 아는 체하며 리뷰쓰는 것은 여기까지.

3

너무 늦어서 죄송한 햅뽀이님의 감말랭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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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감말랭이란 먹을수록 풍미를 느끼고 씹을수록 그 달콤함에 심취되리니. 1kg라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양도 많다. 처음엔 많이 달지 않아서 약간 실망했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하나씩 집어먹다 보니 차차 그 매력을 느낄수가 있었다.

이제서야 리뷰를 쓰다니. 허허허. 이것참.

4

쿠팡은 내게 준 빅엿을 아직도 물리고 있다. 결국 남편까지 대동하여 CCTV에서 증거사진을 찍고 쿠팡측에 전송했으나 며칠째 기다려 보라는 메세지만 오고 있다. 그래. 이제는 화도 뭣도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다.

날도 추운데 쿠팡맨들 고생많다.

5

회사의 복지제도가 바뀌어서 육아휴직을 최소 3개월 단위로 쪼개어 쓸수 있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주변에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는 독박육아 중이다. 수차례 생각하고 적고, 지우고 하다가 드디어 이 계획대로 하면 아이들을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무난히 키울수 있을 것같은 길을 완성했다.

문제는 죄송하게도 육아휴직을 최소 5번은 쪼개어 써야한다는 엄청난 단점이 있다. 아이들의 여름 방학은 1달 정도라서 남편과 내가 연차를 이리저리 쓴다지만 최대 난관은 90일정도 되는 겨울ㆍ봄 방학이다.

이제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아무 상관없다. 어차피 그 둘중에 어딜가나 학원이나 학습지는 기본 옵션이다. 문제는 초등학교때지. 단축근무를 해야하나 싶었는데 초1 하교시간이 12시전이라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 아. 지금도 퇴사압박이 있는데 이건 뭐 굴러다니는 폭탄정도겠구만? 회사에서 존버하기. 머리털 다 빠지겠네.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아주 무병장수하겠어! 허허허. 백년은 거뜬해. 허허허.

사실 내년 7월에 복직후 8개월만 일하다가 다시 일을 쉬고 아이들을 보려는 나의 계획조차도 손이 떨린다. 뭐라고 말하냐;;;;;;;;;;^^;;;;;;;;;; 자유를 향한 갈망을 멈출 수 없는 두 아이의 엄마가 내지르는 개소리 ㅋㅋㅋ정도려니 이렇게 생각할지도. 개소리 아닌데. 진짜 쉬어야 하는데 그런데 퇴사는 못해요. 죄송합니다. 허허허. 굴러다니는 돌맹이 정도로 생각해주십시오. 훠훠훠. 엄마가 되려면 이렇듯 비브라늄 철판을 2중 3중으로 깔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훠훠훠.

안되면 단축근무라도 해야지. 물론 이 말을 꺼내기가 토할만큼 어려울것 같아. 그런데 그걸 앞으로 5번 이상 해야한다는거. 그러니 날 그냥 저기 구석에 아무도 모르는 곳에 처박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뭐? 너 아직도 퇴사안하고 다니고 있어?'라는 말이 친구의 입에서 나올 정도로 다니는 것이 나의 1차 목표다.

미안하당 후배들앙. 너희들도 아기를 낳아보면 안당당.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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