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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싫어새 관찰일지

kkiihhii 2019. 2. 7. 07:13


싫어새 관찰일지

> 1달쯤전부터 조용했던 우리집에 출몰한 싫어새. 키는 90센치 남짓에 몸무게는 13kg 성별은 암컷. 주로 포도와 딸기, 초코, 젤리, 마이쮸를 좋아하며 타요버스, 뽀로로, 코코몽에 환장함.

오늘 오후 7시경 저녁밥을 준비하던 33살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처럼 상을 차리고 4살 무직 싫어새에게 밥을 권하였으나 돌아오는 대답이 싫어라는 말에 격분하여 따라다니며 밥먹이기를 시전

누워서 건방지게 밥을 받아먹던 싫어새는 어느정도 먹다가 뱉어버리기 신공을 펼침. 동거인 김모씨는 당황했지만 뿌린대로 거두는 슬픈 인생의 굴레로 인해 뒤치닥 거리를 하던 중

평소 색깔맞추기를 좋아하는 싫어새에게 적극적으로 스케치북에 동그라미, 세모, 네모, 하트를 그려볼 것을 강권하였고,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김모씨가 앞서서  하트모양을 그려버려서 분노가 폭발

이른바 바닥에서 웨이브로 온몸튀기기 기술인 꼴깝과 "엄마"만 집요하게 부르짖으며 같이 사는 김모씨의 법적 동거인 이모씨의 귀에 잘 들리도록 소리지름

안방에 있다가 거실로 나온 이모씨가 김모씨를 향해  왜 가만히 있는 싫어새를 건드리냐며 핀잔을 주었고 이에 기분이 상한 김모씨는 급기야 아몰랑 시전

조용하던 집안을 슬픈 괴성으로 뒤덮은지 십여분이 지나서야 김모씨는 싫어새를 안아주었음.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자야할 시간. 싫어새의 요구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뭐라고? 무슨소리야. 알아듣게 말해"를 연발하던 김모씨의 답답함에 다시 한번 싫어새 비명 가동

안아주려 했지만 완강히 거부하며 머리로 바닥찍기를 시전하던 싫어새를 다 포기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김모씨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싫어새의 비명이 잦아든것을 확인. 다가가서 살펴보니 나체의 몸으로 혼자서 자고 계심

조금전 옷을 벗고 싶다고 말하던 싫어새를 위해서 흔쾌히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었는데 다른 옷도 다 싫고 알몸으로 잘꺼라고 또 떙깡을 부려서 내버려 두었던 것인데 그대로 잠든것임

김모씨는 그제서야 아까전 싫어새 땡깡의 원인은 자기전 자신의 등을 긁어달라는 요구였다는 걸 뒤늦게 알아챔. 그러나 이미 싫어새는 혼자서 잠듬.

싫어새가 잠든지 1시간이 지나서야 법적 동거인 정모씨가 조용하고 신속하게 옷을 입히는데 성공

불현듯 최근 이 일대에  어린이집 학대사건으로 뒤숭숭한데 싫어새가 어린이집에서도 땡깡을 시전하면 어떻게 담임이 대처할지 걱정된다는 김모씨에게 정모씨는 괜찮을거야 시전

나날이 늘어가는 섬세한 요구사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모씨와 김모씨의 집안에는 바람잘날이 없음









(참고) 현재 아기의 별명이 찡ㅡ>싫어새로 진화한거임. 싫어새 싫어새 발음하다보면 욕같이 들릴수 있는데 그걸 노린거. 말을 오지게(ㅋㅋㅋ) 안들어서 복장뒤집어짐. 앞으로 어떤 괴물로 진화할지 모르겠음. 딸들은 다 이런가. 짱구는 못말려는 실화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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