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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일기

kkiihhii 2019. 11. 16. 12:21
안녕. 일기장.

며칠간 할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3일에 한번 정도 적는 이 패턴도 나쁘지 않군.

내 딸 찡 덕분에 오늘도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더위를 얼마나 타는지(...) 이 추운 가을날 그녀 홀로 덥다며 에어컨을 켜라고 난리다. 그녀가 짜증 내는 이유는! 보일러 틀어 뜨끈하게 몸을 지지는 남편 때문이다. 더운 건 딱 질색, 시원하게 사는 걸 좋아하는 찡과의 대 격돌이랄까. 그 누구도 한치의 양보가 없다. 결국 우리 집은 에어컨도 켜고, 보일러도 켜는 미친 생활 중이다. 제발 둘 중 누군가는 양보했으면...

결국 새벽 4시쯤 참다못한 내가 찡을 끌고 거실로 나와 창문을 열고 소파에 아이를 재웠다. 안방은 남편 혼자 뜨시게 있으라며 닫고 나왔다. 저 둘은 각방을 써야 한다. 진심으로. 다행히 둘째는 추워도, 더워도 아~무 군말 없이 잘 있어주니 우리는 그녀를 "보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우리 집 보살.

# *

찡이 요즘 과학책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가방끈이 짧은 엄마는 지구의 자전과 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 대해서 그녀가 납득할 정도로 설명을 해줄 수가 없다. 그냥 과학책을 읽어주다가 "엄마 사람 뼈는 왜 이렇게 생겼어?" 하면 그냥 웃으면서 "^^ 하하하하 그냥 그런 거야(?) 하하하하"하고 만다. 재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나날이 찡의 질문이 깊어지고 있다.

딸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찡은 커서 뭐가 되고 싶어?"하고 물었더니 "엄마 나는~~ 전갈이 될 거야 ^^"라고 하더군. 수...순수한 거겠지? 전갈을 집에서 키우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4살 여자아이에게 "너 그거 키우다가 죽을 수도 있다?"라고 했더니 죽는 걸 모르던데.

죽는다는 건 말이지. 아프다는 말도 못 할 고통이 죽는 거란다 딸아 ^^ 하하하하하 내가 널 낳다가 아주 골로 갈뻔했어. 그냥 배를 째달라고 남편에게 소리치며 엘리베이터로 기어가던 때가 생각나는구나. 내 딸들아. 출산할 때는 무적권 제왕절개를 강력히 권한다. 그냥 할부로 아픈 것이 훨씬 나음. 미간 한번 찌푸리지 않고 수월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현대의학의 힘을 마음껏 빌리렴! 키워보니까 자연분만이 면역력 샤워라느니 말이 있던데 케바케란다. 호호호. 아플 애는 무슨 짓을 해도 아프고, 안 아플 아이는 러닝에 팬티만 입혀 밖에 데리고 나가도 안 아프단다. 얘야. 정말 일기장에 별소릴 다 적네.

설거지나 하러 가즈아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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