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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같은 아이들의 낮잠 타임. 커피라도 마실 줄 안다면 딱 한잔 마시면서 멍- 때려야 할 거 같은데. 현실은 폰이나 만지작 거리고 있다.

어떤 초보 엄마가 눈물로 하소연하는 글이 눈에 띈다. 그 글을 읽고 나니 나도 일기라도 쓸까 싶어서 아몰랑 일기를 써본다.

2개월 된 아기가 안아야만 잠을 잔다. 잘 때만 분유를 먹는다. 하루에 16시간씩 안고 있어서 몸이 힘이 든다는 글이었다. 댓글에는 도우미를 부르라고 그랬고 작성자는 답글로 도우미 이모도 힘들다며 그만두셨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로봇 같은 엄마구나하고 생각이 든다. 기저귀 갈아줬고, 수유했고, 다 놀았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방에 눕히고 나온다. 그러면 몇 초씩 앵- 하다가 조용하다. 몇분 뒤 가보면 자고 있다. 덕분에 둘째 녀석 뒤통수가 완전 평면이다.

누가 그랬지. 뒤통수가 예쁜 사람은 엄마가 힘들게 키운 흔적이라는 말. 그 말 괜한 헛소리가 아니다.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편한 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게 되는데 그걸 일일이 바로 잡아주고, 잘 때도 두상 틀어질까 봐 조심조심 잡아주는 애틋한 엄마의 마음이란.

사실 가끔 남편과 일로 다툴 때 그런 생각을 한다. 엄마라는 사람은  '일'이나 '노동'이라고 말하기에는 모호한 것을 한다고. 일상생활이라는 거대한 테두리 안에서 자잘하고 사소한 행동들을 수백 개쯤은 하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누군가가 집에서 논다고 표현하면 욱하지만 그런 자잘한 행동들, 아이들이 잠을 잘 때 외에는 계속 신경을 쓰면서 하는 일련의 모든 행동들을 그 자리에서 설명할 수가 없다고. 그저 그걸 엄마의 일이라는 뭉텅이 속에 다 집어넣고 산다고.

너의 얼굴과 몸에 큰 상처 하나 없이 키운다는 게, 걷고, 마시고, 자고, 혼자서 밥을 먹고, 말을 하고 그런 모든 것들을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말밖엔.

이렇게 말하니 꼭 엄마라는 타이틀을 과하게 부풀려 말하는 거 같은데. 정답이다. 부풀릴 려고 썼다. 왜냐하면 내가 엄마니까. 원래 자신의 이야기는 대체로 살짝 부풀리니까. ^^ 호호호.

아무튼 그 초보 엄마도 백일의 기적을 보게 되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잠을 이기는 아기는 없으니까. 조금 울리더라도 초반에 바로잡길. 힘들겠다. 아기도. 엄마도. 아무튼 초보 엄마들 파이팅 이다.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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