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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파리의 아파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이런 소설류를 빌릴 때 나는 역시나 앞뒤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는지 확인한다.
"201X년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최고의 범죄소설"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그리고 뒤표지에 이런 짧은 리뷰가 있다.
"호주 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지 마시길! 이 소설을 읽는다면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지 않을 테니까 - 이브닝 스탠더드-"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게 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통렬하고 심오한 아드레날린 분출 스릴러 -커커스 리뷰-"
"무시무시한 작품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NPR-"
"새로운 수수께끼를 한 가지씩 풀 때마다 놀라운 반전이 펼쳐진다. -르 파리지앵-"
정말 리뷰만 보면 지금 당장 이 소설을 읽는 순간부터 시간 순삭에 다가 손에 땀을 쥐게 할 것 같지 않은가? 안 읽으면 어떡하지? 왜 안 읽지? 이 책은 미친 책이라고! 어서 읽으란 말이야~ 하고 나와는 살면서 본 적도 없는 뉴욕타임스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hi"
이런 책들이 적힌 소설은 대부분 추리소설들이고, 일본 소설들에는 이런 문구가 있는 표지를 잘 보지 못했다. 대신 일본 작가들은 어디선가 들어보거나, 본 적 있는 작가의 이름이 보이면 집어 오는 편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뭐 이런 담담한 문체로 여러 사람을 괴롭히는 거람'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만나게 된 작가인데, 두 작가 모두 글이 술술 읽히는 엄청난 마력을 갖고 있다. 특히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나는 걷고 있는데 옆에는 사람이 죽어있네?' 스러운 아무렇지 않은 말투 또한 의심스럽다. 바나나 작가 책에는 꼭 한 명씩 아무렇지 않게 등장인물이 죽어서 이 작가의 책을 보기 전에 대충 등장인물 시작 부분부터 생각해본다.
bgm. 명탐정 코난 특유의 색소폰 소리 등장 "빠라빠밤 빠라바라밤바~"
하루키 하니까 생각나는 글이 있다. 일전에 내가 포스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소설가 장강명 님이 소설 잘 쓰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몇 회에 나눠서 소개한 적이 있다. 거기에 적힌 하루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도 잘 맞아서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시점 이후로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은 그런 실감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마 누구도 하루키에게 "번듯한 직장을 가져야지"라는 말을 감히 던질 수 없게 되면서부터이지 않을까요? 최근의 하루키 소설 주인공들은 전임자들과 똑 닮은 성격에 하는 일도 비슷하지만, 이제 그들은 하루키 월드에서 그저 편안해 보입니다. 그러면서 소설 자체가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포르노'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이 작가가 소설에서 자기 치부를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대신 오랜기간 하도 일관성 있게 묘사해서 이제는 자신과 거의 동일인으로 간주되는) 주인공을 멋있게 포장하는 일에 공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적어도 그의 최근작들은 제게 재미도 없고 깊이도 대단치 않게 느껴집니다
출처 : 장강명의 '소설 쓸 때 궁금한 거' Ep. 03 "소설 주인공, 바로 접니다"
'라이프스타일 포르노'라는 표현이 찰떡같이 맞는 거 같다. 제일 마지막 본 그의 소설이 'IQ84' 였는데 두꺼운 책이 버거웠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일부러 그쪽으로 몰아가는 듯한 선정적인 묘사들이 되려 비현실스럽고 기괴하여 읽다가 중단했네요. 오히려 하루키의 에세이는 대환영 짝짝짝 (노벨문학상 한번 타즈앙. 하루키 힘내3)
하루키 걱정은 뭐다? 연예인 걱정과 같다. 그러므로 더 이상 그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다른 이야기지만 몇 주전에 빌렸던 '백야행'은 읽다가 말았습니다. 아마도.... 30페이지까지 읽었나? 왠지 모르게 형사물을 요즘 잘 안 보게 되네요. 왜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허허허. 이로써 나는 아직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한편도 보지 않았어! 나이스! 나는 대세에 물들지 않았다~~ (뭔 소리래)
오늘도 책 한 권 안 읽고 책 주저리만 잔뜩 늘어놨네. 너무 한정적이고 편파적인 독서라서 이미 몇 명은 눈치챘을 수도 있겠다. 나는 호불호가 확실한 여성이네. 에헴. 보던 것만 계속 보는 저 옹고집. 어쩌겠써. 새로운 건 언제나 모험인 거 같고, 편안함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 아니겠나?
이상.
바쁘신 분들을 위한 오늘의 일기 요약 :
소설책 5권 빌림 -> 4권은 아는 작가껄로 안전빵, 1권은 모험 -> 읽지도 않고 책 빌렸다 자랑 일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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