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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하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오늘을 살면서 순간순간 느낀것들을 짧게 적어보겠다.






"그저 3월의 하루일뿐"

그렇다. 3월 8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였다. 그 사실을 저녁 9시반에 알았다. 토요일  아침에 가야하는 산부인과 날짜때문에 남편에게 씻고나와서 폰에 며칠로 뜨냐고 물었다가 알게되었다. 본인도 당황했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인데?"
"뭐?"
"어쩐지! 오늘따라 외식이 그렇게 하고 싶더라고"

실제로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다짜고짜 오늘은 뭔가 외식을 하고싶다고 설레발을 치기에 집에 있는 거나 먹자고 한사코 만류하였다. 그랬구나. 그는 나보다 감이 좋은 남자였다. 항상 3월 8일만 되면 흘러나오는 그의 단골대사가 있다.

"그러길래, 삼일절에 결혼했으면 기념일을 안 잊어버릴꺼아냐"

이 레파토리는 결혼4주년을 맞이한 우리부부에게 사실 그다지 타격이 없다. 왜냐하면 첫1주년에는 정확히 뭘 했는지 기억이 나는데,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정주행하며 짜장면을 먹었다. 그리고 2주년에는 6개월된 딸아이와 함께 딸기케잌사서 먹었고, 3주년은 오늘처럼 엇? 하다가 내가 브라우니 먹고 싶다고 해서 초콜렛을 사서 먹었다.

그리고 4주년이 된 오늘은 이제 드디어, 잊고 살게 된 것이다. 누군가 말했지. 결혼하고 4년간은 신혼이라고. 근데 그게 연애기간 포함 4년인거 같은데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기간을 다시 설정하셔야겠네요. 에헴.

아무튼 오늘의 교훈 : 결혼기념일은 3월의 하루일뿐.






"아프니까 엄마다"

저녁에 씻고 나서 머리를 드라이하고 나오니  딸아이가 거실에서 남편과 장난치고 있는것이 보였다. 거실벽에 붙어 있는 거울을 흘깃 보니 머리가 산발인게 꼭 귀신같았다.

그래서 뒷머리를 앞으로 쓸어내려 얼굴을 다 가리고 (현재 머리길이가 어깨길이임) 비정상적인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어깨를 들썩거려봤다. 마침  윗옷도 검정반팔을 입고 있어서 색깔까지 깔맞춤이였다.

그랬더니 역시 "귀신이야~~~"하는 남편과 딸아이의 비명소리에 흐뭇해졌다.(나이스) 그러나 역시 미친우리딸. 다시 해보라고 시키더라. 그래서 한번 더 귀신흉내를 내줬는데 엄청 좋아했다.(왜웃지?)

그리고 쇼파에 잠시 앉았는데 다짜고짜 "다시 귀신 다시 귀신!!!" 하며 다시 이상한 짓을 요구했고, 또 해줬더니 내 두 뺨을 때렸다. 찰싹 찰싹.  (나쁜....) 너무 놀라서 엌ㅋㅋㅋ했는데 "다시!!!귀신!!!!" 하더니 억지로 내 머리채를 잡고 앞으로 넘기려고 했다. 무서운냔. 겁도 없고. 어후.

그 순간의 고비를 넘기기 위해 바닥에 앉아 폰을 보는 남편을 가르키며 "저기 아빠귀신있써!!!!!!" 했더니 냉큼 남편에게 달려가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물론 아빠귀신에게는 몇 초 버틸수가 없었다. 아빠귀신은 우리집 서열1위이고 2위는 망나니딸래미. 3위가 나다. 슬프다. 둘째가 태어나면 서열4위쯤 되려나.

아무튼 오늘의 교훈 : 미취학 아동에게 귀신은 그저 웃기는 여자일뿐.







"초코맛 삼겹살"

오늘 딸아이에게 읽어준 동화책 마지막장에 이런 부분이 있다. 소고기, 삼겹살, 두부를 보여주고 골고루 음식을 챙겨먹어라. 이런 설명이 있는데 삼겹살을 아무리 가르켜줘도 자꾸 초콜렛이라고 우겼다.

자꾸 삼겹살을 초콜렛이라고 우기기에 증거사진을 찍어왔다. 

음.... 사진을 찍고 보니 뭔가 초코카스테라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초콜렛은 아니지 않니? 하긴. 요즘 초코에 흠뻑 빠진 30개월에게 갈색 네모진건 죄다 초콜렛으로 보이겠지.

(오은영 선생님 톤으로) "어머~~ 그래도 그림작가분이 삼겹살이라고 그렸잖니. 이 그림은 삼겹살인거야. 그런거야~~~ ^0^)/"

아무튼 오늘의 교훈 : 별 쓸데없는곳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구나. 나란여성. 포스팅하면서도 씁쓸할뿐.





아몰랑
내일은 저녁은 삼겹살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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