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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여자셋 아기셋

kkiihhii 2019. 3. 8. 11:21


어제는 백년만에 회사언니들을 만나서 셋이서 꼬기꼬기꼬기♡ 먹으러 갔음. 역시나 민폐녀의 정석답게 폰하나만 가지고 나가는 찡여사.

삼성페이 쓰고 나서부터는 지갑 갖고 나가는 일은 연중행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삼성페이로 돈 인출도 되고 계좌이체까지 다 되니 이건 뭐 폰을 잃어버리면 계좌털리는 세상이 다가온것이다.

다행히 계좌이체까지 등록하려고 보니 나의 주 거래 은행인 새마을금고는 지원하지 않아서 계좌이체 서비스는 이용하고 있지 않다. 아마도 새마을금고까지 추가된다면 당장에 OTP도 두고다닐 기세다. 카카오도 계좌이체가 된다고 하던데 카카오뱅크 카드만 만들어놓고 써보진 않았다. 카드가 이뻐서 만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핑크핑크한것이 내 취향을 저격했다. 캬.




김언니는 다음주 금요일이 제왕절개 날짜라서 아기몸무게도 3kg가 넘어가는 출산직전의 임산부였다. 박언니는 35주차에 2.2kg 아기를 품고 있었고, 나는 32주차 아기무게 모름. 그래도 나는 임산부. (대략 1.6kg정도라고 예상중)

이렇게 모인 여자셋, 아기셋(뱃속에 태아)팀은 11,000원짜리 점심특선 3세트를 시키고 노가리를 깠다. 무슨 할말이 많은지 쉬지 않고 대화 또 대화를 이어 나갔다. 서로의 안부걱정, 시댁욕(임산부 셋이모이면 그릇이 다 깨짐), 둘째엄마(김엄마와 찡여사)들의 첫째 양육고민 등등 내리 1시간반을 떠들다가 후식을 먹으러갔다.

이럴줄 알았으면 고기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둘껄 그랬나봐. 한마디 말보다 고기사진 한장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하던 이야기중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

나 : 저는 조리원가도 이번에도 첫째처럼 조동모임을 안 만들거 같아요.
김언니 : 그래도 있는 편이 나을껄.
나 : 잉...딴 아기들과 우리 아기를 비교하게 되서 스트레스 받을꺼 같아요 ㅠ.ㅠ
박언니 : 그래, 찡여사 쟤는 인스타도 안해ㅋㅋ

(요즘 아줌마들은 만나면 인스타아이디를 물어보고 서로 팔로하는 것이 하나의 관습처럼 생겼다.)

나 : 맞아요. 어디 멋진데 놀러가고 아기가 우리애보다 발달이 빠른거 같고 그러면 배알이 꼴려요. ㅋㅋㅋㅋ그래서 페이스북도 안해. ㅋㅋ다들 왜이렇게 행복한거야? 젠쟝 ㅋㅋㅋ

그렇게 나는 또 예민보스맘으로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사실. 그거 말고도 예민보스 인정하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음.


우리 세명의 임산부 모두 임당(임신성 당뇨검사) 1차에서 재검을 받음. 140이상이 되면 재검인데 김언니는 2차에서도 걸려서 임당학정이고, 박언니와 찡여사인 나는 2차검사에서 무사히 넘어갔다. 얘기를 들어보니 임당확정난 김언니보다 내가 더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며 임당정보를 찾아다닌 거 같았다.

가령, 2차 재검하기전 모든 간식을 파프리카와 토마토, 당근, 배추 같은 채소로 다 바꿔버렸다. 심지어 우유에도 당분이 있다며 당분이 1g들어간 약콩두유로 대체하였고, 간식으로 먹는 과자는 임당인들에게 유명한 오곡쿠키와 참크래커 같은 것으로 1봉지만 먹었다. 고구마와 감자도 멀리했고, 과일은 당뇨인들의 지침서에 나오는 양으로 지키려고 노력했다.

당뇨인들의 과일섭취를 보니 과일은 하루 1개인데 그 양은 귤이라면  한개, 사과는 삼분의 일정도, 딸기는 일곱개정도, 바나나는 반개 정도 등이 있다.

임신성 당뇨인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네이버카페 "맘스센스"에 가보면 처절한 임산부들의 식단관리를 볼 수 있다. 재검을 하기 전 2주동안 아침은 드레싱도 없는 생양상추와 간도 안된 닭가슴살, 토마토, 아몬드 같은 것을 먹었다. 그리고 물 2L도 덤으로 말이다. 덕분에 재검을 통과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먹어대고 있다.




휴직한지 1달만에 4kg가 찌다니 정말 위험해. 이러다가 낳기전에는 20대 초반 띵띵이 몸무게를 따라잡을 거 같다. 임신전 몸무게가 그 당시보다 15kg를 뺀 상태였는데 고작 8달만에 십년의 대장정을 따라잡은 것이다. 헛헛한 웃음이 나오는군. 아마도 한동안 모유수유 찡찡거리며 몇 달 더 뚱뚱이로 살아야겠지. 둘째도 혼합(분유반, 모유반을 혼합이라고 부른다.)으로 6개월까지 먹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 요즘 분유값이 미친거 같던데 허허허. 뭐 닌자(남편)이 벌어오겠지. 에헴.

아무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여자셋 아기셋은 요거프레소에서 또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반찬가게로 이동하였다. 역시 주부들이 만나면 반찬가게쇼핑 정도는 해줘야지.

첫번째갔던 반찬가게인 정가게는 생각보다 나물종류만 많아서 패스. 두번째갔던 오가게는 역시나 뭔가 많았다. 내딸이 간식처럼 집어먹는 떡갈비 한팩을 재빠르게 계산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와본 김언니 장바구니에 자신있게 떡갈비를 왕추천한다며 오지랖으로 집어넣었다.ㅋㅋㅋ(김언니 성격이 좋아서 웃으며 그래. 하고 사준거임. 다른언니들이였으면 미쳤냐며 반찬 뺐을거임.)

그렇게 김언니 아기 낳으면 조리원 놀러갈께하고 헤어지고 집에와서 아이를 하원하고 떡갈비를 굽는데 떡갈비 뒷면이 탄거임. 놀람. 오가게. 초심을 잃었네? 미친거 아냐? 안탄 부분인 앞부분으로 교묘하게 손님을 속이다니. 괘씸함이 부글거렸음. 내가 강추했는데 뒷면 홀라당 탄 떡갈비였다는 죄책감으로 김언니에게 사진을 찍어 세명이 있는 단톡에 카톡을 넣었다.
 


나 : 김언니. 이렇게 떡갈비 뒷면 다 탄건줄 몰랐어. 오가게 미쳤나봐.. 휴...
그랬더니 박언니가
박언니 : 이정도탄건  애교 아니야?
나 : (평소에 박언니가 얼마나 태워먹는지 가늠이 가면서 이 분위기에 나의 잘못을 묻어보려고 침묵을 선택한다.).......

그리고 다른 화제로 넘어갔음ㅋㅋ. (bgm : 이적이 부릅니다. "다행이다"ㅋㅋ)

오늘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거 같으니 이쯤에서 잘라야겠지. 그래도 글을 마치기 전에 또 자랑 좀 하고 가야지. 에헴.



첫번째 자랑.

이 글 쓰면서 이 만큼 먹었떠영 (데헷♡)



두번째 자랑.


책을 빌렸써요. 항상 책 빌리면 반도 못 읽고 반납하지만 이 책만큼은 꼭 읽어보려구요. 제목부터 남달라보임. "둘째는 다르다!!!"

둘째는 다르다~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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