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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잠시 쉬어야만 할 것 같아서 간단히 읽을 만화책을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둘째의 별명인 "염소"가 들어가는 제목의 만화를 읽게 되었다.

난잡한 대사가 즐비하지도, 장소가 휙휙 바뀌지도 않고 오로지 물리치료실, 수영장만이 배경인 단순한 만화였다. 주인공의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척추 옆 굽음증을 치료하기 위해 물리 치료사로부터 수영장에서 배영을 하라는 권유를 받은 주인공. 그러다가 수영장에서 하라는 수영은 안 하고, 아레나 수영복이 잘 어울리는 여성에게 반한다. 어설픈 자신보다 선수급으로 수영을 잘하는 그녀는 지역대회에서도 1등을 했던 수영의 달인. 수달. (엌ㅋㅋㅋ)

주인공은 농담으로 '자신이 수영을 못하는 건 아레나 수영복을 입지 않아서 그렇다'는 웃픈 유머를 그녀에게 던지며 둘은 친해진다. 그렇게 매주 수요일 보게 된 그에게 그녀가 수영을 가르쳐준다. (수강료도 없이 혜자. 이득. 잼)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이 잠영을 해서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갔는데 그녀도 따라와 잠영을 해서 입모양을 뻥긋거린다. 사실 이 부분이 만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대사 없이 입만 뻥긋거리고 그녀는 그 다음 주부터 수영장에 나오지 않는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봐도 대답 없던 그녀.

그녀를 기다리던 그는 어느 날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잠영을 하다 그녀의 환영인지 실체인지 모를 모습을 본다. 그걸 따라가려 애쓰다가 숨을 못 쉬어서 힘들어하며 다시 올라왔는데 그는 뭔가를 보고 놀란다. 뭘 보고 놀란 걸까?

나도 그녀가 잠영으로 입을 뻥긋한 그 하이라이트 부분이 궁금해서 인터넷에 찾아봤다. 작가의 말로는 "비밀~"이라고 하는데 어떤 글에서는 노래 가사라고 한다. "너를 좋아하지 않았던 건 아니야."라고도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 것 같다.

"넌 내가 보이니?"

그가 수영장 밖에서 보고 놀란 건 뭘까? 귀... 귀신? 하하하. 식스센스의 그 반전이 계속 생각나는 만화였다. 어쩌면 그녀는 인간이 아니었던 건 아닐까. 하하하. 어쩜 이런 순수한 짝사랑 이야기도 내가 리뷰를 쓰니 귀신과의 수영강습이 되는군.

아무튼 ...좋을 때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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