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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를 보다가 우연히 OCN에서 마션을 방영해 주기에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내가 본 장면은 맷 데이먼이 화성에 혼자 남겨져 있었는 부분부터였다. 우주선 안에 감자밭을 만드려고 흙을 퍼서 담고 물을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우주영화의 특성상 조용한 무음이 자주 등장하는데 커다란 폭발음보다 때로는 조용한 것이 더 긴장된다.  덤으로 미국 영화만의 유머러스함도 볼 수 있다. 대장의 플레이리스트가 자신의 스타일과는 반대라며 투덜대는 주인공. 자신의 처해진 상황을 불평하지 않고, 구조되는 그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예를 들어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우주복에 구멍을 내어 구조대원에게 다가가는 장면도 자신이 아이언맨이 되는 거라고 말하며 죽을 수도 있는 장면을 우습게 만든다. 나였으면 화성에서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 중력 때문에 이미 제정신이 아녔을것 같다.

사실 그보다 더 슬픈 건 1년 넘게 감자만 먹는 것이다. 차라리 1년 내내 고구마라면 모를까. 하하하. 감자라니. 이런 감자.

영화를 보다가 약간 이질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무사히 구조되는 장면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타임스퀘어앞에 모여서 연말의 카운트다운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한국이라면 그정도로 관심을 가졌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너무 한국을 물로 보나? 저런 방식의 휴머니즘 영화는 이상하게 나에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긴. 영화 끝부분에 주인공이 화성에서 400일 넘게 감자만 먹다가 대탈출했는데 딱히 사람들이 관심 없는 것도 웃기겠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한 법.

그리고 화성이 지구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그런 걸까? 인터스텔라처럼 지구와의 시간차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중간 다른 요원들이 지구에 남은 가족들과 화상통신을 하는 장면은 가까운 지역 사람과 통화하듯 끊김도 없고 대화의 부재도 없이 매끄럽게 나왔다. 이건 약간의 설정 오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 정도로 실시간 영상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될 것 같다. 가능한가? 우주영화는 보면 볼수록 신비한 것.

본문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을 언급하지 않았네. 적어놔야겠다. 아무튼 오랜만에 오전 시간을 순삭 하게 만든 잔잔한 휴머니즘 자급자족 우주영화였다.

인간의 위대함과 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마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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