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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요 상큼한것

kkiihhii 2019. 2. 25. 15:56
오늘 저녁도 여전히 시간이 날 것 같지 않아서 미리쓰는 일기. 오늘 새벽에 올린 글의 일기에 이어서 내딸의 명언록을 다시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1)
차를 타고 "아이 신난다~ 기분 좋다"라고 소리지르던 딸이 어느날 빨래를 널고 있는 내게 다가와서 엄마하고 불렀습니다.

"엄마~"
"왜"
"우리 친구 맞지?"
"무슨 소리야ㅋㅋㅋ"
"우리이~ 칭구 맞찌?"

뭔가 짧은 문장인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친구와의 우정을 확인코자 하였으면 저런 말을 한단 말인가. 속상해서 물었죠. "어린이집에서도 친구한테 그렇게 말해?" 했는데 그때부터 딴청입니다. 뭔가 글을 쓰면서도 울컥 하네요. 저 문장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건지(....짠내폭발)






(2)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엽니다. 그녀입니다.

"엄마~"
"왜 무슨일이야 아빠한테 가 훠이~~"
"엄마 공룡 봤니?"
"뭐??"
"공룡 봤니?????"

그러고는 저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문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너는 봤니??" 했더니 "네~~~~~^0^" 하고는 거실로 가버렸습니다. 그녀가 본 공룡은 아무래도 책에 나오는 공룡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며칠에 한번씩 듣게 될 줄이야.

며칠뒤
"엄마 공룡 봤니?"
"엄마는 못봤어. 너는 봤어???"
"네~~~~~~!!!!!!!!"

거기서 조금더 응용된 버젼도 나왔습니다.

"엄마 펭귄 봤니?"
"(처음으로 실제로 봤던 동물이 나옴) 그럼! 봤지!!!"
"(뒤돌아서 가버림)"

아무래도 그녀는 제가 본적 없는 동물을 찾고싶었나 봅니다. 엄마는 고래빼고는 다 본거 같구나.








(3)
이건 토요일에 그녀가 제게 보여준 놀라운 변화입니다.

첫번째, 그녀가 카트안에서 편안하게 눕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심지어 누워서 먹방까지 시전하였데 절대로 카트안에는 탈 것 같지 않더니 의외의 모습. 덕분에 0.1% 편했습니다.

아늑한 그녀의 자리를 위해 패딩도 깔아주고 시식코너에서 맛있는거 받아다 건네주고 지루해하면 영상도 보여주는 고품격 서비스를 지원했습니다. 상전이 따로 없군요. 이런게 육아라고 누가 말하던가.

두번째, 그녀는 정확하게 자신이 먹을 젤리를 선택해서 계산대를 지나 차에 탑승할때 까지 손에 꼭 쥐고 있는 인내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절대 그녀의 다혈질 성격상 안될꺼라고 믿어왔던 부분인데 그녀가 해냈습니다. 몇번의 주의끝에 그녀가 계산대까지 뜯지 않고 소중히 안고 있었다는 것은 장족의 발전이였습니다. 물론 계산이 끝난뒤에도 차에가서 먹자는 말에 흔쾌히 수긍하더군요. 많이 컸습니다.

세번째,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카트안에 담았습니다. 이것또한 상당한 발전인데, 카트안에 물건을 넣으면 그걸 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네번째, 그녀 스스로 먹고 싶은 젤리를 안고있다가 계산대위로 올렸습니다. 캐셔분이 웃으시더군요. 남편과 제가 가르쳐준적도 없는데 상대방 물건이 끝나는 봉의 위치 다음 우리차례 짐올리는 곳에 정확하게 젤리를 올리더군요. 그리고 잠자코 캐셔분이 바코드를 찍기를 기다렸습니다. 쓰고보니 감격이네요.

다섯번째, 차에서 젤리를 먹으며 행복해 하던 그녀가 실수로 봉지를 엎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유분 비닐봉지에 담아서 집에 가져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같이 젤리를 주워담더군요. 쓰면서도 믿을수 없습니다. 제가 알던 그녀는 젤리에 손대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말입니다. 도대체 몇주 사이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이밖에도 면팬티 입기를 싫어하던 그녀가 어젯밤 처음으로 면팬티를 입어주었습니다. 감격적이네요. 항상 입히면 벗고, 입히면 벗던 아이인데 어느새 이렇게 큰건지. 물론 팬티3장은 오줌으로 적셨지만 몇번의 성공도 있었습니다.



날이갈수록 커져만 가는 우리딸. 정말 29개월정도 까지만 꾹 참으면 좀 편해집니다.(눈물을 닦으며) 둘째도 이정도를 기다려야 겠지요. 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슬펐던 나날들.

이땅에 많은 육아맘, 육아대디 화이팅입니다.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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