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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눈물을 마시는 새

kkiihhii 2019. 3. 4. 16:22



첫번째 눈물

오랜만에 딸래미 낮잠을 재우고 글을 써본다. 봄방학 기간동안 멋진 내딸이 ^^) 낮잠도 안 자고 밤까지 얼마나 잘 놀던지 ^^) 하하하하 정말 행복했다 하하하하 눈에서 물이 흐르네? 이것이 인간들이 말하는 '눈물'이라는 것인가? 하하하하하



두번째 눈물

오늘은 내 인생 처음 OT라는 것을 가보았다. 정확히 오늘 오전 10시에 어린이집에서 모이는 자리. 사실 종이에 몇시부터 시작이라고 적혀있지 않아 자연히 9시에 평소처럼 등원시켰다. 갔더니 10시부터라는 것을 말로 전해듣고 아파트단지를 쏘다니다가 가게 되었다.

남편이 이럴때가서 동네 아주머니들과 넉살좋게 인사도하고 폰번호도 주고 받는거라고 일러주었지만 역시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몇 달전에도 남편의 채근에 억지로 같은 어린이집의 한분의 학부모와 전화번호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따로 서로 연락은 하지 않았다.

오늘 OT에 오시냐고 카톡이라도 보내보라고 자꾸 옆에서 채근하기에 직접 내 폰으로 카톡 보내보라고 아몰랑을 시전하였다. 우리집은 남편이 싹싹해서 다행이다. 나보다 인사성도 좋고 넉살도 좋은 편이라 아주머니들과 코드가 잘 맞다.

맘카페 같은것도 가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남편이 나서서 가입하고 인사하고 글 좀 적어보라고 첫째 아이 임신초기에 재차 닥달하였다. 그래서 그때 가입은 하였지만 나보다 남편이 더 눈팅을 하며 지역사회에 이슈를 내게 말해준다. 나는 네이버카페에 남초나 여초카페 인기글이나 기웃거리며 낄낄 거리고 남편은 맘카페에 버스배차시간 같은걸 물으며 난감해 하는 이름모를 아주머니를 위해 버스배차 시간표 종이를 정성스레 찍어서 댓글을 단다.

덕분에 나는 활동도 안했는데 벌써 등급이 '작은언니'다. 무슨 등급이냐면 제일 활동 많은 큰언니 다음 단계이다. 댓글 단 걸 살펴보면 OO병원 누구 선생님 시간표사진, 어디 여행지 정보글 같은 도움을 주는 댓글이 많았다. 남편은 여자로 태어났어야 하는게 아닐까(...진심)

쓰다보니 생각난게 나보다 가사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한다. 주말 저녁은 항상 남편 담당인데 내 딸도 남편 요리를 더 잘 먹는다. 그는 나보다 밥을 지을때  물높이를 잘 맞춰서 인간다운 밥을 만들어낸다. (참고로 나는 진밥을 좋아해서 물을 좀 많이 넣는다. 죽밥의 전단계랄까?)

생각해보니 나는 일처리를 대충대충 휙휙 던지는 스타일이라면 그는 꼼꼼하게 한번 확인 두번 확인하는 스타일이다. 전형적인 A형인 남편은 그래서 나보다 회사일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싫은 소리도 잘 못하는 스타일. 그에 비해 B형인 나는 개쌍마이웨이로 '나좋자고 사는 인생 너의 기분은 아몰랑' 이런 마인드이다. 덕분에 나와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너는 문제가 있는 걸 왜 스스로 모르냐고 하던데.


압니다. 알고 그러는 겁니다~~~~죄송합니다~~~알면서 아몰랑을 시전하는것이 버릇입니돠~ 눈치 없다고요?? 전혀요~다 압니다~~~니가 내 욕하는거~~~~~~그래서 나도 같이 욕하는거야~~~인생 뭐 있나~~~~~퐈이야~~ 다 죽자~~~~~~~~ 이런 생각으로 회사를 10년넘게 다녔더니 친한 동료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또 눈에서 물이 나오네. 이것이 눈물인가? 안돼. 난 독한 킬리만자로의 표범같은 임산부야 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나 홀로 사냥하지ㅋㅋㅋㅋ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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