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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떤 날의 주부의 잡념.txt

kkiihhii 2023. 1. 1. 20:45

어떤 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행복이라는거 꿈이라는거 거창해 보이지만 결국은 잘 먹고 잘 살자는거잖아. 하루하루를 무사히 잘 보내고 있다면 괜찮은거 아닐까. 물론 그 끝이 낭떠러지라면 개선책은 필요하겠지만,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보내면 그 끝은 꼭 불행만은 아니겠지"

또 어떤 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결국은 돈이 문제야. 행복도 돈으로 다 살수 있어. 행복이라는거 꿈이라는거 결국 그 끝은 돈이야. 그거 없이는 아무리 멋진 사람이 되어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또 어떤 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집이 있고 어느정도 굶주리지 않을 정도의 수입만 있다면 바깥이 아닌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결국 행복이란것도 꿈이란것도 내 안에서 나오는거니까. 마음이 행복이 우선 되어야 바깥으로도 행복해지는거야.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안이 불행하면 행복해질 수 없듯이 말이야."

또 어떤 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도대체 누가 행복이나 꿈, 돈, 이런거 만든거야. 정말 머리아프게. 누가 인스타를 만든거야. 배알 꼴리게. 누가 연예인들 몸값을 이렇게 높여놓은거야. 볼때마다 부럽게. TV라는거 연예계라는거 재벌이라는거 전부 허상아닐까?"

또 어떤 날은 이런 생각도 한다.
"이런 일기글을 쓰는 내가 언젠가 소설가가 되는거 아냐? 왜그런 생각을 했냐면, 이정도로 일기를 길게 쓰는 사람이 더 있을까 싶어서. 거의 대하일기 장르에 넣어도 무색하지 않을 것 같아. 나 쫌 말이 많은거 아닌가?"

또 어떤 날은 다시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한심하네. 일기나 써대고 말이야. 누가 물으면 취미로 일기라고 대답할 정도의 자신은 있지만 그걸로 뭘 할수 있냐고 한다면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하겠어. 그냥 감정의 쓰레기통 그 이상 그 이하로 아니야. 차라리 정보가 되는 글을 썼다면 블로그 수입이라도 노려봤을꺼 아냐. 벌써 편해져버린 이런 글쓰기 패턴을 바꾸는게 쉽지 않다는게 천추의 한이야."

또 밤에 잠자리에 들기전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그냥 지금처럼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또 행복하고 넉넉하고 여유있지는 않지만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돈이 있으니. 이렇게 책이나 읽고 일기쓰고 영화도 보고 가족들과 뒹굴다가 이 세상 편히 살다 가는건가."

또 불현듯 슬퍼지는 어느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남편의 건강도 걱정되고 내 딸아이 학교생활도 너무 걱정돼. 친정식구들 걱정도 되고. 아마도 나는 이런 걱정들 때문에 마음편히 전업주부로는 살지 못할 운명인것 같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한번씩 전업주부들 너무 부러워. 지금처럼 이렇게 1년씩 쉴때마다 돈은 쪼달리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풍요로워 지는게 정말 좋아. 연금이라도 꾸준히 있다면 계속 이런 생활을 하고 싶어. 운동을 안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아. 마음이 편해지니 살도 찌는구나."

또 이런 생각도 든다.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좋은 직업은 아니지만 뭔가 내 손으로 돈을 버는 일이 있다는건 천만다행인것 같아. 아이들에게 한번씩 맛있는것도 사줄 수 있어서 만족이야. 전업주부가 되면 정말이지 갑갑할 것 같아."

그러다 결국은 이렇게 생각한다.
"좋고 싫고 나쁘고 이런 모든 기준들은 누가 정하는게 맞는건가. 타인인가 자신인가. 이렇게 사는게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날은 불행해지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날은 행복해지는 것 같아. 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던 옛말이 생각나네. "죽지만 않고 살아있으라. 그냥 다 좋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꼭 불교에 귀의한것 같아. 아미타불.

생각이 너무나도 자주 바뀌고 휙휙 날아다니는 통에 도저히 자신의 신념이나 목표를 정하지 못하는 한 여자의 잡소리 ㅋㅋㅋ

아 어쩌라고! 어쩌라고!!!

그냥 살자

로 인생목표를 정하면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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