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즘 밤마다 푹 잠을 잘자고 있다. (요 며칠) 왜 이리 꿀잠을 자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기전에 폰을 보지 않는다. 그리고 누워서 아이들에게 짧은 동화책을 읽어주는데 그야말로 수면제가 따로 없다😅
읽다보면 내 읽는 속도가 느으려어어지이이면서어어 어어어하아아다아가 갑자기 누군가가 짜증내는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엄마!!!!!!! 😠 소리에 응? 어디까지 읽었더라? 하며 펼쳐진 부분을 다시 읽는다. 그러기를 수차례. 결국 지쳐버린 아이들이 독서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나는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다.
그래서 나의 엄마표 독서는 밤에는 쥐약이다. 남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가슴을 몇 번 토닥토닥 한다음에 아이들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가면 조용히 방을 빠져나온다는 전설 아니고 레전드같은 부모들만의 풍습이 있다. 이 모션은 국방부가 제정한것도 아닌데 만인공통 "당신이 부모라면?" 하고 말했을때 생각나는 규칙같은 것으로, 나에게는 종종 지켜지지 못하는 것 중 하나이다.
일단은 엄마는 오늘 낮에 오픽시험 대비 동영상을 보다가 어느새 알고리즘이 이끄는대로 '카이(EXO) 레전드 직캠 모음'을 보기 시작했다. 신이 21세기에 퇴폐적이면서도 나르시즘 가득한 소년미 낭낭 발레소년을 만들어보겠다고 열심히 조각한 인간이 바로 이 김종인이라는 사람으로, 키는 182에 체중은 키- 118이고 발 사이즈는 270mm, 전라남도 순천에 신이 살포시 내려놓은 인간이다.
춤선은 박력있으나 그러면서도 부드러울때는 한없이 부드러운 선으로 강약완급 조절이 완벽하며, 퍼포먼스 도중에 자주 있는 팬서비스용 자아도취+무아지갱+나르시즘 표정으로 국내외 수많은 덕들을 양산토록 하였다. 그는 10여년전 '으르렁'이라는 한국 최초의 교복남돌군무의 선봉자이자 센터로써 명실공히 EXO가 우리나라 최고의 퍼포먼스 아이돌임을 인식시키게 하였다. 그 중심에는 이 김카이가 있었고 춤에 1도 모르는 사람도 '엑소의 센터'라고 하면 단연 이 녀석을 떠올린다.
https://youtu.be/t_kCIxPNubc
나도 또한 이 친구의 실물을 얼핏 본적이 있다. 본의아니게 홍콩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인천공항에서 뉴스에서나 보던 대포카메라가 수십대가 줄지어 몰려있는것이 보였고 누군가가 나오냐고 물었더니 "EXO..."라는 한마디에 아... 신이시여 🙏 하늘이 드디어 내 팬심에 탄복하여 그들과 천재일우할 기회를 주는구나... 지금당장 폭풍우와 천둥번개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그들을(ㅋㅋㅋ) 보고 가리랏!!! 생각하며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이 옆에서 궁시렁 거려도 아랑곳 하지 않고 대포카메라 덬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 그 와중에 사다리를 갖고온 여인들은 편안히 사다리 위쪽에 올라가 카메라를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단 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최소 30분은 그 자리에서 기다린것 같다. 남편이자 남친이었던 룸메이트는 이제 지쳤는지(?) 더이상 궁시렁 거리지 않았고, 내 눈은 출문게이트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그날은 새해의 첫날인 1월 1일로 수 많은 여행객들이 그 문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일반인과 연예인은 실루엣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일단은 문이 여닫히는 그 0.1초 사이에도 우리는 침착하게 일반인들을 분간해내며 초원에서 사자가 먹잇감을 기다리듯 누군가가 조용하라고 소리친것도 아닌데 눈은 문에, 고정 입은 걸쇠로 걸어그고 야생사자의 눈매로 손에는 카메라를 장전하고 서있었다. 서있다기 보다는 굳어있었다. 내가 인간이었던가? 두 발로 서있었는지도 생각이 안 난다. 나는 그때 밀림의 왕이었음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도 네발(?)로ㅋㅋㅋㅋ
> 지금 생각해보니까 갑자기 잘 걸어가던 여친이 EXO를 보겠다며 공항출문게이트 맞은편에 삽십여분을 네발로(사자니까..) 서서 문만 쳐다보는 상황이ㅋㅋㅋ 이별을 한번쯤 스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 모든 역경(?)을 딛고 나랑 결혼했구나 룸메이트여..ㅋㅋㅋ 그때 도망치지(?) 그랬어 ㅋㅋㅋ싹이 보인다.
인고의 시간끝에 그들이 나타났다. 재빠르게 맹수같은 그녀들이 카메라 셔터 누르는 굉음이 파바바바바박 주변을 애워싼다. 평소에도 항상 그랬다는듯 팬들을 보며 슬쩍 손을 흔들고는 유유히 걸어가는 그들 사이로 나는 애타게 그를 찾았다. 그는 어디있는가!!! 중국어로 카이, 한자어로 열 개를 쓰는 엄청난 인물이!! 그때였다. 훤칠한 키에 검정 코트를 걸치고 휘적휘적 걷는 그가 보였다. 폰카메라로 찍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이미 그 앞은 몇 명의 여성팬들이 에워쌌지만 경호원들이 철저히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일단은 그의 실물을 봤음과 생각보다 더 잘생쁨에 왠지 모르게 귀엽기까지 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마도 그 당시에도 상큼하게 웃고 있었겠지. (팬의 시각, 인지 왜곡, 신을 봤다는 환상) 그리고 구미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계속 엑소얘기만 하는 여친을 보는 룸메이트의 심정은 어땠을지 딱히 알고싶지 않다.ㅋㅋㅋ(헤어져!! 지금이야!! 맘 먹었을때 헤어졐ㅋㅋㅋ)

아무튼 그 후로 나의 페이보릿 아티스트에 그를 빼놓을수가 없게 되었다. 저 이쁘고 멋진놈은 도대체 어떤 여자가 만날지 참으로 벌써부터 부럽기 시작. 아니나 다를까 몇 년후 크리스탈과 연애가 떴다. 몇 년후 또 제니랑 연애설이 떴고. 짜식. ㅋㅋ당대 최고의 아이돌 미녀들을 다 만났군. 내가 카이도 아닌데 나 자신이 뿌듯해진다. 내가 낳은 것도 아닌데 대견스럽고 기특하다며 칭찬을 해주고 싶다.ㅋㅋㅋ보는 눈도 엄청 높구만. 왠지 이 녀석도 40줄까지 연애만 하다가 뒤늦게 일반인과 조촐한 결혼을 하겠지? 나쁜길로 빠지지만 말고 지금처럼. 곧 군대가는가. 지금 너의 베프 태민이가 많이 힘들던데. 너도 마음 단단히 먹고 잘 다녀오고. 지금까지 이뤄놓은게 많으니 무너뜨릴 행동은 하지 말렴. 그럼 너는 백년대해 승승장구 엣헴. - 이상, 낳은것도 아닌데 내 자식처럼 뿌듯한 EXO카이 엄마 찡ㅋㅋㅋ-
아이 책 읽어주는 이야기에서 카이실물후기까지 쓰게 된 심정을 간략히 표현하시오.(3점)
-
경상북도 구미시에 사는 올해 서른하고도 여섯, 자매맘 찡은 진인사대천명 모든것을 하늘에 맡기었도다. 흘러가는대로 쓰고 흘러가는대로 살리. 아미타불.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만보려고 모아둔 심리테스트결과 (0) | 2022.12.06 |
---|---|
그래. 내가 AD가 아닐까? (0) | 2022.12.05 |
오픽,토스,좌절ㅋㅋ (1) | 2022.12.02 |
번호일기(빈살만,사주,쿠키런,겨울왕국) (1) | 2022.11.21 |
모든 결정에 신중한 21세기 남자 그리고 그와 결혼한 구석기시대 야만인 같은 여자 (0) | 2022.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