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습 8일차 일기
수영 8일차
놀라지 마시라. 오늘은 아예 삼성헬스 앱에서 운동으로 쳐주지도 않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 기록을 올릴수가 없다.
사실 이건 뭐 ㅋㅋㅋ 엄살이고. 계속 키판잡고 발차기만 해서 워치에 물이 안들어갔다. 암튼간에 중요한 것은 오늘 드디어 키판발차기로 25m끝까지 중간중간 몇번씩 고개들고 호흡하며 가보았다!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간 건 딱 2번밖에 못했지만 말이다;;
누군가가 말했지.
전쟁이 나고 적군이 휘몰아쳐도 쉬지 않고 발차기를 진행해야 한다고. 그렇다. 나는 숨쉬러 올라오면 발을 멈춰버린다.ㅋㅋㅋ 그래서 자꾸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멈추지마!!! 고개를 들어도 멈추지마!!! 내 하체여!!계속 저으란 말이양😭😭😭😭
그래도 오늘은 발차기 더 쎄게라는 말을 딱 2번 들었다. (평소 몇번이나 듣길랰ㅋㅋㅋ) 마지막에는 약간의 칭찬도 들었다. 사실 내가 보기엔 너무 못했는데 그냥 너무 뭐라하니까 기분좋으라고 한소리 해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지간에 오늘 아침 멘탈을 다시 한번 재정비하고 안티프로그액을 수경에 바르고 말리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 유투브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샥샥 돌려보며 시작한 것이 그래도 조금은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마지막 만세를 부르며 수업이 끝났다.
여전히 숨은 가쁘고... 뭔가 털린 기분이라서 자유수영 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발 기운내라며 나 자신을 다독이며 오늘은 40분 발차기 연습을 하였다. 중간에 서너번 호흡연습도 했지만 내 생각에는 발이 편해야 호흡도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것 같다. 모터달린 발! 쉬지 않는 발! 나는 물속을 1시간동안 쉼없이 달리는거얌!!!! 호돌형이랑 팥쥐형처럼!!!!!!!
호흡연습 시작하면 자꾸 공포감이 들어서 자유시간에는 킥판에 두 팔을 걸친채 편안히 호흡하며 발차기에만 정진하였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200~300m정도는 가지 않았을까 싶다. 뛰면 금방인데 왜 물속에서 휘적거리면 그토록 안가지는건지.
내일은 25m 일어서지 않고 끝까지 가고 돌아올때도 한번에! 발은 멈추지 않기! 키판발차기 50m 성공해보기가 목표! 내가 찰나에 들이마신 숨에 어느정도 여유를 가져보기. 나는 지금 살기위해 들이마신게 아니다. 너무 호흡이 모자라 죽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면 눈을 감고 발차기에만 신경쓰다가 숨쉴때만 눈뜨기.
내 경우는 공포감이 들때마다 차라리 눈을 감고 발차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나았던 지라. 나와 같이 배우는 중인 초급반 모두 다들 숨이 턱끝까지 차고 그 짧은 찰나의 호흡으로 조금씩 아껴써서 쭉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다들 힘들어서 25m레인끝에서 헉헉 대고 있는 걸 봤으니까! 다들 나처럼 힘든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최초로 사람들과 비슷한 템포로 왔다갔다해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레인끝에서 미친듯이 숨을 휘몰아 쉬는 광경을 수차례 목격했다.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ㅠㅠ 다들 힘들어도 묵묵히 폐에 남은 공기를 조금씩 천천히 코로 보내 호흡조절 하면서 죽을듯이 발을 차고 있었구나 느꼈다. 🙏 마치 잔잔한 호수에 떠 있는 백조는 우아해보이지만 발은 미친듯이 차대는??? 그런 형상??? 나는 위나 아래나 총체적 난국이지마뉴ㅠ
눈 앞에 레인의 끝이 보이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마음이 생긴다. 숨은 모자란데 조금만 더 내가 조금만 더 쎄게 차면 금방 갈것 같은데 그때 코앞에서 꼬르르륵 물넘어 오면 그땐 좌절된다. 내일도 어쩌면 레인끝만 보이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어어어ㅓㅓㅓㅓㅓㅓ!!!!!하며 더 미친듯이 차대겠지만... 아무튼간에 초급반 여러분 모두 화이팅이예요!
# 🙏
나만 힘든게 아니었어😭
왠지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헉헉 대는걸 보니까 힘이 난다. 뭔가 동질감 느낌. ㅇㅇ 나 좀 이상한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