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에 대한 나의 생각
이 글은 3월 초등학교 개학 후 8살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3주간 관찰한 나의 생각이고, 모든 8살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100% 국내산 순수 뇌피셜임으로 정중한 태클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중간중간 얼토당토 하지 않는 말이 있다면 댓글 주세요.
2023년 3월 23일 아침부터 비내리는 오전.
이윽고 8살 아이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써볼려고 목차를 만들다 보니 결국 줄이고 줄여 3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쓰다보니 중구난방이 되어 그냥 목차없이 아무개 생각의 흐름으로 서술함.
8살이라고 하지만 만나이가 적용되면 실제로는 만6세 라고도 할 수 있다. 만5세가 실제로 7세이기도 하고, 이번 정부에서 올해부터 만나이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니 실제로 7살이라고 해도 될 것이고 여하튼 올해 3월 초1에 입학한 친구들에 대해 써보겠다.
그들의 생김새는 상당히 가지각색으로 키는 가장 많이 차이가 난다면 15cm정도 까지도 차이가 난다. 우리 딸은 현재 키가 117cm정도로 7세정도의 키를 가지고 있고 몸무게는 아직도 18kg이라 백분율로 따지면 하위 7%이다. 상당히 마르고 작은 여자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를 낳기전 의외로 산모들이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바로 출생일인데. 다들 날짜를 받아 제왕절개를 하려니 생각만 했지 3월생 아이와 12월생 아이의 하늘과 땅끝같은 차이를 알게 되는 것은 어린이집 입소 이후부터 이다.
어린아이의 6개월은 어른의 경우로 보면 몇 년정도의 아주 큰 발달차이를 보인다. 6개월이면 돌이 아직 되지 않은 아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도 기어다니는 아이와 걸어다니는 아이가 동갑이라고 볼 수 있고, 조금더 나아간다면 아직 기저귀를 차는 아이와 기저귀를 뗀 아이, 나중에 이르러서는 한글의 완성도와 인지적 차이까지 날 수 있는 꽤나 긴 시간이다.
우리 아이는 9월 말 생으로 어찌본다면 조금 늦게 태어난 케이스이다. 실제로도 작은 키와 외소한 몸매를 지녀 주변에서 몇 월생이예요?를 수차례 들어보았다. 이 질문은 5살 이후부터 들을 수 있다. 그 전까지 개월수를 나이대신 말할 수 있는 기간(내 기준 48개월까지)이 지나면 나이를 물을때 동갑이라치면 월생을 묻는다. 이것은 아주 빠르거나 평균보다 느린 아이의 엄마라면 으레 들어보는 질문이다.
어찌되었든 내 주변 3월생 여아들은 확실히 10~12월생 아이들에 비해 상당히 똑똑한 경우를 더러 보았다. 이미 한글 완성도에서 (한글은 당연히 뗐고, 받침과 자신의 생각이나 설명을 긴 문장을 말하는 등의 고난이도 부분)도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끼고 매일 매일 학습지를 선행시키고 각잡고 교육시키지 않은 순수 어린이를 기준으로 꽤~~ 차이가 나며 심지어 이것은 외모에서도 꽤 차이가 난다.
아직도 아기티가 나는 우리 아이의 경우 현재 2월생 친구가 입고 다니는 스쿨룩을 입을 경우 짧은 하체와 앳된 얼굴이 콜라보가 되어 마치 애가 어른 흉내내듯 어색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10cm이상 키가 더 큰 또래 친구가 입었을 경우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며 누가봐도 초딩이라는 느낌이 확 든다.
이것이 어제 포스팅했던 나와 남편이 생각한 초딩과 현실의 초딩 옷차림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던 이유이다. 웃픈것은 117cm정도의 우리딸은 백분율로 따지자면 하위 38%대의 어찌보면 평균이지만 조금 못미치는 정도의 키를 가지고 있는 경우인데 어찌된 것인지 학교를 마치고 놀이터에 오면 우리 아이보다 머리하나가 더 큰 친구들이 대다수 이다. 작은 친구들... 모두... 집에 있니? ^^.... 꼭꼭 숨어라(?)
누가봐도 초3쯤 되어보이는 아이에게 나이를 물어보면 "저요? ^^ 8살이용..."하는 대답을 들으며 마음속에 좌절 좌절 OTL 을 그리는 내 마음ㅋㅋㅋ이 있다. 현재 내 딸과 절친 비슷한 "부르면 무조건 달려오는 친구"들은 대부분 늦은 월생들이다. 8월 이후 아이들. 그리고 우리 딸이 다가갈 수 없는 범접(?)못할 같은 공부방 다니는 친구들은 2~3월생들로. 그들은 명석한 머리와 또래보다 초큼! 더 뛰어난 인지를 지니고 있어 이제는 너무 유아틱한 행동이나 말투를 들으면 "너무 애같잖아..."라는 말을 하곤 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캐치! 티니핑 인형놀이 세트도 그녀들에게는 "니가 애야???"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빠른 월생 그녀들은 아이브와 뉴진스, 그리고 장원영의 에프터 라이크 안무를 유투브로 따라보고 춤을 주고, 포카(포토카드)를 멤버별로 모으며, 틈틈히 자신들만의(?) 브이로그를 착실히 찍는다.
남자아이 같고 유치한(?) 애니메이션 카드(포켓몬, 쿠키런킹덤, 유희왕 등등...)은 모으지 않는다. 단, 가족중에 오빠나 남동생이 있다면 겉다리로 곁에 있다가 한두어장 얻어서 그냥 가지고만 있는 경우는 있으나 그녀들이 선택적으로 그것을 돈을 주고 샀다는 경우는 더러 없다. 이것은 초1이 되기전 유아틱한 것을 100%는 아니지만 절반 이상 덜어낸 상태로 완벽한 어린이와 유아의 중간지점에 놓인 아이들이다.
내가 지켜본 여아들이 22년 23년에 가장 좋아한 캐릭터는 산리오로. 이것은 성인여자사람들도 흥분하는 캐릭터들이다. 우리 딸도 시나모롤 이라면 환장을 하는데 아쉬운건 핑크는 마이멜로디, 시나모롤은 하늘색 담당이라 해당 문구류들이 모두 하늘색인점이다. 그래서 아이가 캐릭터는 시나모롤을 좋아하지만 색깔때문에 마이멜로디를 선택한 경우도 더러 있다.
현재 초1사이에 초통령은 BTS가 아니라 산리오 패밀리들이며 이 아성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계의 빅히트. 최근 산리오와 합작한 신용카드회사도 보았는데 기업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걸 본 여초반응은 아주 불타불타 ㅋㅋㅋ 아무튼 어른도 이렇게 좋아하는데 초딩이라고 싫어하겠는가. 아무 이유 없이 무근본 사랑을 마구 퍼다주고 있다.
내 생각에 이즈음에 산리오관련 애니메이션이 극장판으로 나오면 흥행1위는 따놓은 당상이다. 흔히들 요즘 슬램덩크붐이라고 하는데 모르는 소리. 이 땅에 수 많은 미취학 아동부터 30대 여성들까지 여자란 여자는 모두 산리오에 중독된 상태이다.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산리오 애니가 영화로 나온다면 내 딸들과 남편을 이끌고 당당히 영화티켓값 만오천원(맞나?) 곱하기 4를 지불할 생각이 응당 있다.ㅋㅋㅋ
현재 쿠팡 같은 사이트에 가서 산리오를 검색하면 마스크줄, 물병, 옷, 우산, 가방, 밴드, 기타 등등 온갖 종류의 산리오 물품을 거품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리뷰에는 하나 같이 "저희 딸이 좋아해요^^..."가 많은데 그 딸은 초딩으로 예상된다. 어른들은 은근한 팬심으로 조용히 팬질을 한다면 초딩들은 거침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땋! 내가 입는 캐릭터! 땋! 거리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얼굴을 들고 다니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거칠것 없는 초1 ㅋㅋㅋ
현재 초딩여아들 무리는 쿠로미(주로 보라색을 담당)파와 마이멜로디파(의외로 미취학 아동들에게 인기만점, 담당색은 핑크색) 그리고 시나모롤파(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지지율, 초딩 5명이 지나가면 그중 꼭 1명이상은 시나모롤이 그려진 크로스백을 메고 있거나 핸드폰 케이스를 가지고 있다, 담당색은 하늘색)으로 3파전을 볼 수있다.
대체로 시나모롤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시나모롤의 둥글넚적한 얼굴과 뽀얀피부, 그리고 수줍은듯한 핑크볼터치 그리고 축 늘어져서 땅에 닿은 토끼같은 귀, 그리고 그와 비례가 맞지 않는 한대치면 날아갈듯 아주 작은 하반신을 가진 친구를 좋아하는데 아기자기 귀염스런 것을 좋아한다. 아직도 애기 티가 나는 친구들로 토끼+귀염+블링블링=최고라는 공식을 가진 친구들이다.
그에 반해 약간 천사와 악마 구도로 보여지는 듯한 쿠로미파는 뾰족한 검정귀에 항상 치켜뜬 왕방울만한 두 눈, 악마를 연상시키지만 어딘지 모르게 친해지고 싶어지는 2등신 캐릭으로. 요 캐릭터는 의외로 성인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너무 유하고 귀엽기만한 시나모롤보다는 약간 악당스럽고 캄칙캐발랄한 쿠로미가 더욱 끌리는 것이지.
이렇듯 초1여아들의 학용품을 산리오 패밀리들이 잠식하고 있을 무렵. 우리 남아들은 ㅋㅋㅋ 엄마가 골라준 것이 분명한 남색+초록+검정 이틀을 벗어나지 않는 무늬가 절제된 옷과 가방을 들고 다닌다. 조금 더 멋을 낸다면 커다랗게 폴로,캉골,나이키 뭐 이런 로고들이 대문짝만하게 씌여진 가방 등등이 있다. 이것으로 남아의 패션 소개는 마치도록 한다. ㅋㅋㅋ 차라리 잘 된 일인것이 그들은 언제나 그 시꺼먼 신발주머니를 조용히 들고 다니지 않고 풍차돌리듯 흔들며 들고 다닌다. 그러다 친구 만나면 그대로 던져버리는 식. 신발주머니 공중전이 곧 펼쳐지며 한 친구의 신발은 각기 다른 곳으로 던져져서 아이의 짧은욕과 단말마의 비명, 친구 이름 샤우팅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놀이터에서 벨소리가 들려서 가보면 십중팔구 벗어놓은 검은 잠바위에 스마트폰 그리고 액정에는 "사랑하는 엄마" 혹은 "엄마"라고 적힌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댄다. 초딩 남자아이들은 잠바와 핸드폰만 남기고 증발한 것이다. 속타는 엄마의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져 받아서 그쪽 아들은 보이질 않아요!!! 소리쳐주고 싶지만 그러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끔 효자같은(?) 아들들은 착실하게 크로스백안에 핸드폰을 착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엄마의 신의 계시같은 전화를 잘도 응대해준다. 교육이 잘 된 초딩남아이다. 벌써부터 효자각이 보인다.
가끔 더욱 더 진귀한 효자풍경으로 보게 되는 것은 하굣길 엄마의 전화를 착실히 받으며 가방, 신발주머니를 다소곳이 다 챙기고 한손으로 여유롭게 엄마의 지시를 받아내는 초딩남아들이 있다. 엄마가 잘 교육시켜 놨다. 거기다가 더욱더 착실한 유형은 학원 마치고 계단 내려갈적부터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미리 전화를 선수치는 아이들이다. "응, 엄마 나 마쳤어"로 시작하는 이 효자들 멘트는 익히들어 알고 있다. 이들은 그냥 진골효자들이다.
이 효자들의 노릇은 거의 대부분의 여아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아들은 학원을 마치거나 시작하기전 엄마에게 전화하는 것은 밥을 먹듯 당연히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하나의 행동이다. 아마도 내가 남아를 키워보지는 않았으나 "엄마에게 전화해" 이 말을 2번 해서 여아들이 행동을 했다면 남아들에게는 20번을 해서 저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이토록 엄마의 전화를 즉각 받는 남아는 아주 진귀한 것으로 아이의 폰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은 엄마라면 아이가 전화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일상일 것이다.
초1. 아직 핸드폰이 생긴지 얼마 안된 아이들이 많은 시기로. 새 친구를 사귀면 폰번호부터 묻는다. 우리 어린 시절 "넌 어디살아?"를 "너 폰번호 뭐야?"로 바꾼 것이다. 물론 교육적인 집안이라 핸드폰을 아직 사주지 않은 부모들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핸드폰이 없는 아이들은 엄마가 관리하는 태가 난다. 그런 아이들은 워킹맘도 아니고 전업이며 항상 아이에게 신경을 쓴다. 아이또한 엄마에게 핸드폰 이야기로 징징대지 않는 성향이라면 십중팔구 집에서 책도 잘 보고 학원도 잘 다니며 학교 하교후 한눈팔지 않고 집으로 곧장 오는 범생이들이다.
나는 이런 범생이들과 내 딸을 붙여주고 싶었으나 아이들마다의 성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은연중에 우리 어른이 그러하듯 자신과 똑 닮은 친구를 잘도 찾아낸다. 이리하여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친구를 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것이다. 자고로 날라리와 범생이는 찐친이 되긴 그른것이다. 내 딸은 AD성향의 아이로 방방뛰고 비명을 자주 지르며 헛소리도 자주 한다. 현재 우리 아이 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 같은 늦은연생에 팔짝팔짝 뛰는 여아친구들의 연락처가 내 딸의 휴대폰에 있다.
그녀들은 만나면 일단 인사대신 "꺄!!!!!!!!!!!!!!!!!!!!!!!!!!!" 큰소리의 비명으로 모든 언어를 대체하며 감탄사와 혼란스러움, 무서움, 경멸, 비참, 짜증, 화 이 모든것을 비명으로 대체한다. 일단 한명이 꺄를 외치면 옆에서 다른 초1이 꺄를 외치고 또 다른 친구가 꺄를 외치면 지금 이 근방에서 꺄를 외친 그 친구들은 곧 뭉치게 된다는 전설같은 공식이 있다. 데시벨도 뒤로 갈수록 더더욱 높아진다는 속설이 응.맞아요. 꺄친구들은 꺄르르꺄꺄 소리를 몇 분간 지속하며 "우리 이제 놀까?"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것은 2시에 하원하는 초1 여아들 특징으로 아직 옷은 약간 숙녀스럽게 입으나 말소리는 까마귀+애기울음을 섞어 내는 것으로. 캐릭터는 산리오. 신발은 또 필라 운동화나 단정한 보석없는 구두. 총체적 어린이난국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그렇게 숙녀스런 그녀들도 가방만은 어쩌지 못했는지 하나같이 연핑크, 연보라, 연노랑 이 삼색 조합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며 매년 나오는 신상가방중에 가장 펄과 반짝이가 많이 듬뿍 아주 콸콸콸!!! 들어간 가방을 메고 다닌다.
ㆍ뒷모습에서 뭔가가 반짝였나요?
ㆍ연핑크+연보라+연노랑인가요?(민트파도 있음)
ㆍ가방이 등을 덮다못해 엉덩이 위까지 덮었나요?
ㆍ보조가방 주머니끈이 바닥에 닿을 것 같나요?
ㆍ가방 옆에 꽂힌 물통에 산리오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붙어있나요?
네 정답입니다. 당신은 초1 여아의 뒷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서술중에 유독 초1여아의 모습과 설명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유독 초딩중에 가장 화려하고 튀며 과한 악세서리 + 블링블링을 자랑하는 그녀들의 패션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초1에 대한 이야기의 절반이 날아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초1남아에 대한 설명은 조금 전 몇줄의 글로 마쳤다. 에헴.
이렇듯 다양한 초1들이 모인 놀이터에서 행해지는 게임은 의외로 우리 어린시절과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술래잡기 같은 것과 요즘 유행하는 좀비게임? 가끔 친구가 아주 많은 경우 수건돌리기도 더러 하고 모두 고개 숙이고 범인찾는 그런 고단수 게임도 할 적이 있다. 그러나 요즘 초딩들은 휴대폰을 보는 경우가 가장 많다. 몸으로 하는 게임보다는 휴대폰이 훨씬 재밌기 때문이다.
초1남아의 경우 축구공을 갖고 있지 않고, 뭔가 올라가보고 싶은 우뚝 솟은 미끄럼틀, 모형비행기, 자전거, 빈자리 그네가 없다면? => 핸드폰 게임시작. 이 루트인것 같다. 그 게임하는 남아곁에는 엄마가 게임을 제한하거나 폰이 없어서 데이터무제한에 게임 마구마구하는 것을 부러워하는 남아1, 남아2가 딱 붙어서 빼꼼히 쳐다보고 있다.
그런 무제한 남아 서너명이 각개 다른 장소에 포진해있고 그들은 NPC처럼 그 자리를 학원차가 오기전까지 떠나지 않고 폰게임을 하며, 그 친구들중 자신이 흥미있어 하던 게임을 하는 남아곁으로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그 미친듯 게임에 열중한 놀이터NPC들 곁으로 조용히 곁으로 바짝 당겨앉는 초딩남아들 무리와는 별개로 여아들의 경우 게임보다는 갤러리에 자신과 친구가 찍은 사진을 스티커로 이쁘게 꾸며 카톡 프사로 걸거나, 브이로그를 찍거나 크게 총소리가 나거나 뭔가 장애물을 파괴하지 않는 그럭저럭 건전한 게임 종류를 친구들과 같이 깔고 플레이하고 있다.
간혹 여아들과 섞여 노는 남아가 있는데 게임을 안 하고 있는 경우이다. 잠시. 내가 놀이터에서 장시간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남아를 본 것은 1. 비행기 날리기 베틀중 2. 핸드폰 제한 시간 넘김 3. 핸드폰 없음. 4. 줄넘기 5. 곤충채집 6. 자전거 타는중 7. 축구 8. 뭔가 큰 잘못(???) 이것은 아까 위에서 말한것과 같다.
아무튼 그러하며. 초등에 들어가면 학년이 있음으로 은연중에 존대, 반말에 대한 인식이 강해진다. 그래서 초1에게 미취학 아이가 반말을 할 경우 오은영 선생님처럼 솔루션을 쏴준다. 우리 딸도 초반에 뭣도 모르고 고학년에게 반말을 했다가 솔루션을 좀 많이 맞았다. 5살 둘째는 이제 유치원 다닌지 3주째인 핵갓난애기로 아직도 서열, 학년 이런것은 안중에 없고 무조건 언니 오빠 다음은 반말이다. 물론 그 언니오빠도 기분 좋을때 말해주며 반말을 주로 쓴다. 이것은 싸가지 없게 키운 나의 책임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
초1의 경우 의외로 어른들이 살갑게 먼저 다가가 질문공세를 해줄 경우 금새 무장해제 되어 미주알 고주알 우리집 얘기, 엄빠이야기, 온갖 이야기를 MSG 1도 없이 모두 속시원히 말해주는 경우를 더러 보았다. 덕분에 1을 물었는데 234567 이야기를 줄줄줄 늘어놓는 친구도 보았으며, 우리집의 어둠의 전설급 남몰라야할 수치각 이야기 같은 것도 자랑스럽게(?) 하는 친구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어제 아빠가 엄마 잔소리때문에 빡쳐서 주먹으로 TV를 관통시켰어요~ 같은? 그 친구 어머니랑 나는 자주 인사하는 사이였다. 엣헴(;;;;)
이렇듯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속속들이 잘 하는 초1도 아직 시간관념은 덜 잡혀서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에게 몇시에 어떤 요일에 가는지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통 이런 아이들은 엄마가 핸드폰 알람을 이용해서 아이의 시간을 알려주며, 아이도 보통 물어보면 "알람이 울리면 가요"라고 대답한다. 나도 본의아니게 내딸 옆자리라는 이유로 한 남자아이의 버스셔틀을 해준적이 있다. 어,야! 저기 너 버스왔어!!
이렇듯 순수하면서도 약간 속세에 물든 초1 8살 애기들. 볼수록 매력있고, 말해볼수록 순수하다고 결론을 내리며 초1에 대한 나의 관찰 일기를 여기서 마치도록 한다. 시간관계상 그들의 식탐이야기, 그들의 꿈, 학원이야기 같은것을 적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지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