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타이핑 필사할때 꼭 지켜야할 주의사항 8가지
책 한권을 통으로 필사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물론 손글씨가 아니라 키보드 타이핑 필사이지만, 분명 아무것도 안하는것과는 다르게 더욱 책의 내용과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온라인 어딜봐도 손글씨 필사는 봤는데 키보드 필사의 경우에 대한 느낀점이나 좋은점이 없어서 간략하게 적어보고 싶어졌다.
혹시라도 좋아하는 책이 있는데 손글씨는 너무 더디고 타이핑이라도 따라서 써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남겨두는 말.
1 그냥 따라쓰면 낭패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 생각없이 보이는 글자를 단어마다 그즉시 보고 쓰는 건 옛날 깜지 쓰기 같은 벌칙과 다를바가 없다. 필사를 하는 이유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고 생각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마라.
2 글을 쓰기전 한번 더 읽을때 기준을 잡아라
나의 경우 초반에 <향수-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의 약70%를 위의 방법인 1번 무의식 베끼기법으로 옮겨 적었다가 아주 큰 낭패를 보았다. 몇십시간 동안 뭔가를 쓴 것 같은데 그 무엇도 남지 않는 아주 시간을 좀먹는 바보 짓이었다. 앞뒤 가리지 않고 그냥 써댄것인데, 지금은 2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하나는 문장마다 끊어서 보고 글로 옮기는 법이다. 걔 중에는 작가의 글을 보고 자기식의 문장으로 색다르게 변주해서 적는 법도 보았지만 나는 그러진 않았다. 두번째는 한 문단별로 보고 따라 적는 것인데 시간적인 세이브는 두번째가 낫다. 그런데 제대로 문장이 흘러가는 걸 느끼며 적고 싶다면 첫번째 방법을 추천한다. 이로써 책을 총 3회독 하는 경험이 생긴다. 최초 전체1번, 문장단위로 1번, 필사하며 1번.
3 내가 하루에 어느정도 쓴건지 궁금해지면 날짜라도 간단히 적고 시작해보라
가끔 쓰다보면 내가 오늘은 얼마나 쓴건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날짜를 적고 나중에 자리를 일어서며 스크롤을 오르락 거리며 뿌듯해 하는 편.
4 만약 이북으로 본다면 멀티스크린 기능을 써서 핸드폰으로도 필사가 가능하다
삼성폰 유저라서 멀티기능이 있는데 아이폰은 잘 모르겠다. 우선은 이 기능으로 가로 분할을 써서 위쪽은 이북, 아래쪽은 필기할 노트앱을 켜두고 필기한다. 폰과 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으로 아주 개꿀이다.
5 법적인 처벌을 받으므로 어딘가로 유포하면 절대로 안된다는걸 명심하라
책 전체를 따라쓰는 일이므로 유포는 절대 금지이다. 이걸 말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그 전 필사했던 책에 멕시코 식물에 대한 글이 있어서 네이버에서 해당 단어를 검색했다가 어떤 블로거가 책의 목차별로 키보드필사 한것을 전체공개로 포스팅 한것을 보고 말았다. 아마도 유입을 노리고 한 건지 단순히 필사를 한건지는 모르겠으나 블로거가 그 글의 작성버튼을 누르고 전체공개 했다는 점이 방문자유입이
6 자신의 한계시간을 아는것도 중요하다
나같은 경우는 하루 최대 2시간이 적당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그 이상 따라쓰면 몸이 아프고 뻣뻣해져서 힘들었다. 장기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초장부터 힘을 빼면 쉽지 않고 더 거북스러워진다. 페이스대로 가야한다.
7 무조건 한권독파를 목표로 하지는 마라
쓰다보면 알게 된다. 읽을 때는 완독을 목표로 달려보는 거지만 쓰다보면 굳이 완전히 끝까지 가지 않아도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그 흐름에 글을 맡겨서 떠다니다 보니 마지막 완결깃발까지 가지 않아도 마음이 풍요롭다.
8 마음가짐에 따라 다른 오타를 대하는 자세
아무래도 인간이다보니 오타가 난다. 나는 그 뜻을 다시 한번 적어본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기에 오타가 나도 고치는 횟수는 많지 않다. 중요한것은 정확한 글쓰기(작가가 목표라면 고치시길;;) 가 아니라 글의 맥락과 방향, 의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오타가 나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진행하는 편이다.
쓰다보니 순서에 맞지 않게 쓴 것도 있고 설명이 얼토당토 하지 않는것도 있는것 같다. 아무쪼록 즐거운 필사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