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땅불바람물마음 다섯가지 힘을 하나로 모아도 안돼

kkiihhii 2022. 10. 17. 17:04

아이의 육아에 답은 없다지만 요즘은 가끔 욱할때가 있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들고, 어떨땐 또 가엾기도하고 그런 온갖 마음의 집합체가 육아인것인데. 요즘 나의 육아 고민은 이것이다.

우리 아이가 너무 순수하다.

그래서 사실 컨트롤 하는것도 무척 쉽다. 이 이야기는 당연히 첫째 이야기다. 둘째는 4살이지만 기싸움에서 나에게 절대 지지 않으려 한다. 섭섭하면 섭섭하다고 하고, 부정적인 표현도 확실한 녀석이라 자기보다 덩치가 훨씬 큰 언니, 오빠 앞에서도 자기 몫을 확실하게 챙겨간다. 오늘만해도 양치질을 워낙 게을리 하는 아이라 내가 양치를 좀 반강제로 시켜줬는데 그걸로 난리였다;; 이런느낌.

감히 너따위가 뭔데 내 입안에 칫솔을 들이민것이야!!!!!괴씸한것!!!!!!!!

이 분노를 식혀주기 위해 그녀가 잠들때까지 옆에 앉아 차분히 등과 배를 긁어주며 나는 너랑 사랑한다고 열번은 속삭여주어야 했다. (이건 뭐;;) 어휴... 특히 요즘 자주 화내는 포인트는

나를 안아라!! 나를 업어라!!!!

이것이다. 요즘은 내 나름대로 방어무기로 손에 든 짐이나 가방을 보여주며 "^^ 엄마는 지금 무거운 짐이 있어서 우리 따따(둘째)를 안아주지 못해" 그러면 이제 아빠나 언니를 부른다. 그러고는 내 손에서 짐을 빼서 아빠에게 던져준다. 그리고 나를 안아라!! 나를 업어라 엄마여!!!!를 외친다. 아직 14kg정도라서 안아줄수는 있지. 엄마가 벌크업을 해야하는건가 약간 고민된다;;; 니 덕분에 엄마가 팔뚝이 좀 튼실해진 기분이다; 왜 아줌마랑 아가씨 팔뚝이 그리 차이가 나는지 알거 같음. 이젠 절대로 아가씨때 팔로는 돌아갈 수 없는것...(ㅠㅠ )

아무튼 콩순이, 깍쟁이, 짱구, 둘째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도록 한다. 4살들이 다 그렇지 뭐.

이제 고민은 첫째. 단연 첫째인데. 너무 순진하고 순수한 아이다. 그게 나의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좀 검고 영악하게 만들수 있을까 고민된다. 물론 아이에게 밤이나 아침마다 읽어주는 동화책에서는 권선징악이 대부분. '아이야. 엄마가 너에게 이렇게 착한 사람은 언젠가 하늘이 도와 승리한다는 글을 읽어주지만 이걸 곧이 곧대로 믿는다는건 착각도 경기도 오산이지. 요즘은 착하다는 말은 바보같다는 말로도 쓰인단다. 얘야.'

이 나쁜 엄마인 나는 어떻게 하면 첫째에게 때를 묻혀주고 좀 더 악랄해질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너무 순수해서;;

핸들링(이런 표현 좀 저질스럽긴 하다)너무 쉬운 아이다. 어느정도냐면 자기보다 어린 4살 동생에게도 핸들링 당하며, 심지어 처음보는 동네 꼬마에게도 핸들링 당하기 속수무책이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내 가슴은 활활활활활파ㅣㄹ아얄허ㅣ나허ㅣ아야야야아아아 타오른다.저걸.... 저 속셈을 왜 모르지????????????????????????????????? 물음표 오백만개쯤 생성된다. 왜 간파하지 못해!!!! 7살 내 딸아!!!!!! 저 여자아이의 꼬릿수도 고작 두서너개 뿐인 꼬마 아기 여우인데 왜 왜!!!!! 그 꾐을 알아차리지를 못해!!!!(분노 백만개) 어흏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슴터져벌임ㅋㅋㅋㅋㅋㅋㅋ엏휴흏ㅎㅎㅎㅎㅎㅎㅎㅎ어흌ㅋㅋ 아마도 이 이야기를 하면 읭?하는 미혼들이 있겠지만 놀랍게도(확실함 100%) 여자아이는 4살만 되어도 여우의 모습을 어느정도 본능처럼(ㅋㅋㅋ) 해낸다. 그래 해낸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여우짓을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부르지 낳았을때 부터 여우였다. 뭐 이렇게. 싹이 보인다. 싹이 보여~~~ 어허~~~~~ 아직 동네 꼬마 아이들 중에 남자아이가 여우와 비슷한 행동양상을 하는건 본적이 없다. ~~

우리 윗층에 진짜 거짓말 안보태고 약간 박보검의 어린시절(미안) 닮은 초롱초롱 눈 빛나는 상귀요미 7살 남자애가 있음. 우리 딸들이랑 같은 태권도 타임에 수업이라 항상 마주침. 난 우리 딸이 얘랑 친해졌으면 너무너무너무 좋겠는데 우리 딸과는 레베루가 달라서 노는 방식부터 갭차이가 어마어마한지라... 아쉬움에 한번씩 딸들 간식 싸들고 왔다가 걔가 보이면 하나씩 줬음. 덕분에 나는 그 아이에게 밑에 층 사는 키큰저승사자st 사탕아줌마로 낙인찍힘(항상 검은모자,검은티,검은바지,검은신발) 정말 잘 키운 아들 하나가 두 딸보다 더 사랑스럽다닠ㅋㅋㅋㅋㅋㅋ진짜 남자아이도 처음으로 키워보고 싶어졌음.... 아주 잠깐;;나 좀 얼굴밝히는것 같음;;; 걔가 못생겼다면 내가 과연 걜 챙겨줬을까? ㅋㅋㅋ진짜 속물임;; 이쁜 여자아이들은 많아도 이쁜 남자애는 아주 극극극 희귀함. 내가, 그것도, 첨보는, 거기다 땅꼬마를 챙긴다? 진짜 잘생긴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얼빠임 ㅋㅋㅋㅋㅋㅋㅋ걔는 앞으로 많은 이득을 보며 살꺼야. 암암. 일단은 얼굴이 프리패스여서 나부터가 사탕세례를ㅋㅋ 어제 놀이터 갔는데 걔이름이랑 어떤 여자애 이름 적히고 영원하자고 적힌거보고 벌써부터 동네 여자아이들 울리고 다니네 이생각함;;;

아무튼 가슴 터지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첫째가 7개월 가까이 다니고 있는 공부방이 있음. 그 공부방이 106동이고 우리집은 101동임. 그리고 우리 딸과 같이 공부방에서 집으로 오는 길이 똑같아 걸어가는 A(동갑)는 103동임. 아파트의 구조상 두 녀석은 공부방을 마치고 같이 걸어오다가 103동 즈음에서 A랑 헤어지고 조금 더 걸어서 우리집으로 딸이 혼자 오는 패턴으로 6개월 가량 지속되고 있었음.

그러다가 이제 가을가을이 찾아온거임. 밖이 7시만 되어도 깜깜함. 수업이 6시라 마치면 밤7시임. 나는 요즘 혼자 공부방 다녔던 아이라 신경안썼는데 어느순간부터 그 A폰으로 남편에게 전화가 옴. (A는 여름이 끝날 즈음에 엄마가 폰을 사줌) 우리 딸이 무서워하니깐 나와달라고. 그 연락을 회사에서 남편이 받고 내게 전해줌. 나는 부리나케 둘째를 대충 입히고 달려감. 가보면 둘이 공부방인 106동 밑에 서 있음. 그래, 아이들이 무서울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했음. 그 뒤부터는 딸이 공부방 수업끝날 시간에 마중나와 달라고 함.

그러겠다고 하고 106동 앞으로 둘째를 데리고 나감. 그때부터 A의 여우짓이 눈이 부셨음. 수업이 끝나고 뿔뿔히 흩어지는 와중에 갑자기 본인 폰을 꺼내 우리 딸에게 '^^ 우리 같이 브이로그 찍자'고 함. 그러면 폰도 없고 미디어도 차단된(어린이집의 강력한 피드백을 받고 다 없앰) 딸이 약간 감동(?)하면서 응하고, 곧 같이 촬영시작함. "^^안녕하세요~ 누구누구예요~"를 시작으로 자기들끼리 낄낄거림. 시간은 밤7시야 얘들아. 애들아!!!! 다행히도 천만다행히도 내가 휴직하고 나서 가을이 시작되어 이 사태를 약간 관망하는 자세로 지켜볼 수 있었다.(회사에 야간출근 전이었다면 끓어올랐겠지?)

그런데 문제는 그 A가 자연스럽게 딸 손을 잡고 본인이 사는 103동으로 들어가다 못해 본인집 층수까지 올라가고 비번누르고 집문 열때까지 찍는다는 것이 문제임. 바보(순진?멍청?순수?)같은 딸은 그것도 좋다고 A가 집문을 닫고 신발벗고 들어가는 것까지 다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문제임. 엘르베이터도 그 시간엔 퇴근시간인지 꽤나 느려서 실제로 집에 도착하면 7시 반은 훌쩍 지나있음. 우리는 그제서야 저녁밥을 시작하는 것임.

처음엔 저게 지금????뭐하는거지!!!!!!!!!!!!!!!!!!!!!(끓어오름;;;근데 딸 친구니까 일단은 지켜봄) 한번은 따라 갔었고 두번째 그랬을땐 (주4회 수업) 나는 안 따라가고 동앞에 기다릴테니 친구 배웅해주고 오라함. 그랬더니 A가 능청스럽게 우리 딸이 무서워한다고 아줌마도 같이 가주면 안되요?(그.. 슈렉에 고양이짤 눈함) 시전. ^^...ㅅㅂ 이거 맥이네...... 그런데 문제는 난 홀홀단신이 아니라는거. 둘째 4살도 있다는거 다들 알고 있음? 어!! 그랭^^!!!!!! 하면서 4살 둘째가 엘베로 쏙 들어가 타버림. 어쩔수없이 딸 둘만 덩그러니 남의 집 문앞까지 가게 놔둘수는 없어 따라감. 이윽고 이 사태에 뭔가 또다른 해결법을 제시할(내가 폭발해서 사단을 만들기전에ㅋㅋㅋㅋ) 남편의 해석이 궁금하였다.

마침 며칠후 남편이 일찍 퇴근함. 내가 딸 마중가라 함. 역시나 한참 후에 집에 옴. 어땠냐고 물어봄.

어, 잘 데려다 줬지.
집앞까지 따라갔어?
어, 걔 집에 문앞까지 가던데;;;(좀 황당한 말투)
여보가 보기엔 어떤거 같아?
둘이 브이로그 찍으면서 낄낄대던데..;;
아니이이이!!!!!!!!! 아니!!!!!!(뭔가느끼는게없냐고!!!)
밥먹자~~~~~~~^ 0^)/ ~~~~~~

또 나만 냉혈인이지. 인류애 상실한;; ㅋㅋㅋ생각해보니 남편은 4살 둘째는 안 데리고 갔군. 그렇게 내가 연달아 이틀을 시킴. 계속 데려다 주고 옴. 근데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음. 맞나? 딸 없을때 말함. 걔 좀 여우같아. -_-) 그랬더니 남편도 수긍함. 근데 별 다른 후속처치가 없음. 알아서 하겠거니 이건가?

그러다 결국 저번주에 일이 터짐; 그날도 역시나 둘은 브이로그(그 아이가 딸에게 자신의 영상은 모두 유투브에 올리고 있으며 저장한다고 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알길 없음. 심지어 본인폰 번호도 모른다고함;;)를 찍으며 4살 딸까지 셋이서 엘베를 타고 올라갔고 난 그 꼴(ㅋㅋㅋ)이 보기 싫어 1층에서 기다림. 그 아이 집까지 데려다주고 엘베는 바로 못내려오고 아래위층으로 몇번 왔다갔다가 다시 내려옴. 내가 진지하게 물어봄. 딸아 안피곤해? 그랬더니 너무너무너무 피곤하대. 친구 데려다주는거 안지치냐고 했더니 본인도 힘들대(공부방 가기전에 태권도 학원도 갔다옴) 그럼 안 데려다주고 동앞에서 헤어지는게 어떻냐고 했더니 별 말이 없음;; 고민하는건가;;;

여기서 끊었어야 했는데 결국;;; 내 입은 또 조잘대고 말았음. 그 친구 영상 저장하는거 본적은 있어? 없지? 동영상 유투브에 올린다던데 주소는 알아? 모르지? 걔가 반대로 널 집으로 데려다 준적은? 너가 만약 걔한테 101동 우리집까지 브이로그 찍으며 가자고 한다면 걔가 응해줄까? 근데 의외의 답변이 나옴. 아니래. 걔는 우리집까지는 안 와줄꺼래. 뭐야... 본인도 알면서 지금 따라가고 있는거???????(약간 이때 나의 심리상태는 베토벤의 빠바바바밤하는 영웅인가 그 교향곡 첫연주부분 들림)

딸아 엄마는 널 데리러 가려고 동생까지 옷챙겨 입혀서 시간맞춰 7시에 널 데리러 간단다. 그 동안 A의 엄마는 단 한번도 온 적이 없어. 그 이야기를 하는데 참... 너나 나나 참....... 이런 생각이 들었음. 그래... 그 아이 엄마는 워킹이지.... 난 전업이니까..... 곧 아이가 초1이 되면 이 수업 시간도 더 앞으로 땡겨질테고 그게 얼마냐 5달반 정도 남았네. 정말 맘에 안드는 아이다. (이것 말고도 주말에 같이 그 아이랑 노는중에 보인 이기적이랄지 여우같달지 그런 면모를 보고는 또 혀를 찼음, 아이와 똑같이 뽑기를 했는데 이쁘고 좋은 뽑기템만 A가 쏙쏙 다 자기꺼라고 들고가고 누가봐도 이상한(?) 것들은 딸에게 다 넘김, 그리고는 딸에게 아주 좋은걸 가져서 부럽다느니 능청을 떰. )

다른 맘들은 어느정도선까지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나는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딸의 호구같은 점(?!)을 좀 짚어주고 싫고 피곤하면 거절도 하라고 언질함. 그리고 나는 지금은 밖으로 다닐수 있을 정도의 온도지만 곧 한파가 오는 날씨가 되면 지하주차장으로 아이를 데려가며 거기서 브이로그인지 엑스로그인지를 강제로 종료시키고 103동 근처쯤에서 A를 보낼 생각임. 같은 초품아라서 학교에서도 마주칠텐데 여기까지만 하는 걸로. 에혀. 딸아. 너의 또래 여자아이들 영악 한것 좀 봐라;;;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아이들이 다 그렇지나 뭐 데려다 줄수도 있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지금 언어치료랑 기타등등 특수학급 소견서까지 담임이 써준 마당이라 상당히 예민함. 인자한 아줌마st 되긴 글렀음. 사방이 불여시같음. 모쪼록 우리 딸은 ...정말 좋은 친구 만나야 함;;; 정말임. 좋은 남자도 당연히 만나야 겠지만... 에혀.... 이런건 공부로 배우는게 아닌데 말이지... 내가 오죽하면 내 사주를 보며 딸의 사주도 공부해봄. 나랑 똑같은 무인성인건 알았는데 최근에 안 사실은 거절을 못하는 사주라는 것도 알게 됨.;;; 한마디로 다 퍼주고 다 해주지만 실속못챙기는게 내 딸임. 나는 관도 다 깨지고 무인성에 부모복 없는 사주라;; 몹시 고독하고잉 둘째도 흙만 너무 많아서 몹시 걱정됨;; 대운을 잘 타고 나야 잘 어떻게든 풀릴텐데... 그래도 첫딸은 아예 무인성은 아니고 지장간에 인성이 꽤나 많음. 다행임; 인복 없는건 하늘의 벌같은 거임. 사랑들이랑 있어도 계속 거북하고 불편하고 막 그럼;; 다음생애는 좀 인맥도 넓고 사교적인 활발한 여자로 태어나 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