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7살 발달지연 아이 양육일지

kkiihhii 2022. 6. 24. 11:34

첫째 7살(현재 자폐, ad가 살짝 걸쳐진 평균하 정도의 지능, 사회성과 화용언어가 떨어져 센터치료를 받는 중인 만5세 8개월 ), 둘째 4살(발달이 또래보다 빠르고 말도 빠른 만3세 2개월). 등장하는 남매친구는 6살 여아, 5살 남아임. 4명 다 같은 어린이집

- 아침. 7시반. 둘째가 누워서 폰을 하던 중인 나를 부르며 일어나고 첫째는 가벼운 인사후 애착이불(이름:Piki)을 끌고 쇼파에서 뒹굴거렸음.

- 그 다음 둘째가 바바파파 책을 읽자고 가져왔지만 엄마가 요즘 밤12시에 집에 퇴근하고 들어와서 너희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니 대화를 하자고 말함. 그러자 둘째는 그 책을 그림만 보고 혼자 갖고 놀았음.

- 아이들과 이런 저런 주제로 대화를 진행함. 약 20분정도 되었음. 처음 주제는 둘째에게 포카리 스웨트를 주려고 보니 패트병이 아니라 캔이라서 내가 요즘은 지구를 아끼고 보존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플라스틱이 지구를 아프게 한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해줬음.

- 그러자 첫째가 이야기를 다 듣더니 갑자기 짜증을 냈음. 엄마 그건 내가 6살때 다 배웠던 이야기야!!! 하면서 말함. 그래서 뻘쭘해짐. 첫째야 그럴땐 다 듣고 짜증을 내는게 아니라 이야기 도중에 맞다, 나도 알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서 맞장구치고 했다면 내가 재차 이야기를 안했을 꺼라고 함;;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까봐 자세히 얘기 해준건데 다 듣고 투덜거려서 나도 욱했나봄)

- 그다음 대화 주제는 지구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경찰 이야기로 넘어감. 그래서 내가 연극하듯이 집에 도둑이 들었을때 경찰서로 전화해서 대화 하는것을 연기해줬음. 아이들이 흥미로운지 집중해서 보는 것이 느껴짐.

- 그리고 다음 대화의 주제는 Piki에 관한 것이었음. 새벽마다 첫째가 잘때 piki가 몰래 집안을 돌아다니며 휴식을 취한다는 이야기로 첫째가 가장 좋아함. 짧게 이야기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Piki 얘길 더 해달라고 해서 Piki가 내년엔 첫째랑 같이 학교에 갈껀데 Piki가 길을 잘 모른다. 그러니 첫째가 Piki한테 길을 잘 알려주라고 농담으로 이야기했음. 나는 아이가 정말 믿을까봐 재차 엄마가 하는 말은 지금 농담이다 하고 말을 해줬는데 첫째는 진짜라고 여러번 이야기함. 정말 믿는건지 모르겠음;; 아직도 산타를 믿음;;

- 어린이집 등원시간이 다가와서 나는 옷을 가지러가고 아이들이 같이 있었는데 갑자기 첫째의 우는 소리가 들려서 거실로 가보니 둘째가 첫째의 상반신 위에 올라타서 누르고 있었음. 내가 왜 그러냐고 첫째한테 말했더니 둘째가 내 책을 빼앗았다고 얘기함.

- 내가 둘째한테 왜 책을 뺏었냐고 하니 내책이라고 주장함. 첫째한테 다시 물어보니 첫째가 자기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는데 둘째가 자기꺼라고 그랬다고 함. 그래서 내가 이야기를 정리해줌.

- 둘째가 아까전에 읽던 책을 책장에 꽂아놨는데 첫째가 그걸 가져갔고 둘째는 자기가 아직 덜봤다고 주장하면서 첫째한테 올라탄것임. 둘째한테는 언니한테 그러면 안된다고 하고 언니한테도 둘째가 보던 책을 꽂은걸 보고 꺼냈으면 한번 물어보라고 함. 지금 생각해보면 둘째만 혼냈어야 했나 싶음.

- 그리고 최근 한번씩 아이들과 내가 있을때 둘째가 뜬금없이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하고 말함. 그럼 나는, 엄마도 너희들이 제일 좋아하고 말해줌. 남편과 통화해보니 자기와 있을때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고 함. 추측해보자면; 엄마와 둘째, 아빠와 첫째 이렇게 청팀 홍팀처럼 팀이 있고, 아빠가 출근하고 없으면 자기 팀이 더 우세하다고 느껴서 언니를 과감하게 제압하는것 같음. 아빠랑 있을때는 자기를 보호해줄 엄마가 없어서 그런 행동을 자제하는것 같고. 이걸 계산하고 그랬다면 정말 영악한거;;

- 오늘 아침에만 둘째가 첫째의 상반신에 올라타서 제압하는 장면을 2번이나 봤음. 첫째의 우는 소리에 달려가보면 항상 그런식임. 언니이고 3살이나 더 많아서 키도 크고 힘도 더 쎌텐데 동생에게 제압당함.;;; 살려달라고 막 그럼;; 어른이 나서지 않으면 사태가 끝나지 않는것 같음. 이걸 때려야 하나 싶음.;

- 그 뒤 어린이집등원시간이 다가와서 옷을 입음.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간다기에 2번 정도 걸어서 가는게 안전하다고 말했는데 내 말은 듣지 않음. 내가 아이들을 잘 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버릴 쓰레기를 들고 나감.

- 종이쪽으로 쓰레기를 던지고 음쓰를 버리는 중에 언뜻 가림막 사이로 발을 보니 첫째가 킥보드를 타고 내가 있는 곳 가까이 있었음. 그래서 둘째도 같이 기다리나보다 했는데 다 버리고 나오니 둘째는 먼저 버스승강장으로 킥보드를 타고 가고 없었음. 첫째는 뜬금없이 옆동에 남매친구가 사는 집쪽 입구로 킥보드를 밀고감.

- 그래서 버스승강장으로 가자고 했더니 OO는 언제와?하면서 남매친구의 언니이름을 재차 물으며 나를 따라오려 하지 않음. 어쩌지 하는데 마침 그쪽 아빠가 아이들이랑 나오는걸 확인해서 첫째는 거기 아빠를 따라가겠거니 하고 얼른 둘째에게 뛰어감. (그쪽 아빠도 집에서 버릴 비닐을 잔뜩 들고 나오심)

- 뛰어가보니 둘째는 버스 승강장에 킥보드를 대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었음. 내가 멀리서 이름을 부르자 쳐다봄. 그리고 내 뒤로 남매친구들이 오는걸 보고는 달려나옴. 그리고 남매의 둘째 아들 손을 잡으려고 다가서는데 그 친구가 손을 뿌리치고 걸어감.

- 무안해진 둘째가 내쪽으로 달려옴. 첫째는 킥보드를 대고 잠시 서있다가 남매친구 언니가 오자 같이 의자에 앉음. 둘째는 뭐가 신난건지 그쪽 아빠 앞에서 재롱을 부림(태권도? 동작같기도 한것을 기합을 넣으며 얍얍하면서 시범을 보이고 그쪽 아빠가 아이고 잘한다며 폭풍박수 + 칭찬해줌)

- 앉아 있는데 아이들 중 한명이 근처에 와서 우리 좀비 치카 놀이 하자!하고 말했는데 아무도 대꾸를 안해주는 중에 첫째가 앉아있다가 뜬금포로 "나, 어제 캐나다 갔다 왔어." 하고 말함. 나랑 아이들이 무슨 소리냐고 물어봄. 그러자 무안해진건지 딴 소리를 했음. 아무래도 잘못 말했나봄.

- 그리고 버스가 도착하고 아이들이 버스 자리에 착석했음. 둘째와 손인사하고 첫째쪽으로 봤는데 내가 서 있는쪽은 보지 않고 반대편 창문을 응시하는 것이 보임. 가기전에 내쪽을 좀 보려나 해서 쳐다보는데 안쳐다봄. 그렇게 버스가 떠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