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해오름달 이틀, 지금 우리집은

kkiihhii 2022. 1. 2. 10:45




연말부터 6살 첫째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그 아이의 가족들도 모두 확진이었고, 다행히도(ㅠ.ㅠ) 나와 내 가족은 휴가첫날 그 소식을 접해서 가기로 했던 친정행을 접고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1년전에 받았던 코로나 검사는 굉장히 깊게 코를 찔렀던 아픈 경험이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견딜수 있을지 걱정됐는데, 이것도 나름(?) 경험이 쌓여 능숙해진건지 우리의 코를 찔러주신 보건소 여직원은 적당히 아프지 않게 검사해주셨다. 아이들이 아파할걸 알고 혀쪽을 열심히 긁어가주셨다.

첫째는 코를 찌르기 전부터 보건소에 줄을 지어 마스크를 쓰고 불안해 하며 기다리는 어른들 사이에서 연신 울어댔다. 아빠, 나 검사받을때 꼭 손잡고 있어줘 제~바알~ 하고 통곡을 하며 울어댔다. 3살 둘째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놀러온것 마냥 자꾸 이리저리 돌아다니려고 해서 내가 손을 꽉 잡고 있어야 했다.

같은 어린이집 동갑내기들이 속속들이 보건소로 차를 타고 엄마아빠 손을 잡고 도착했고, 친구들을 보자 첫째도 울음을 조금 그쳤다. 친구 이름을 부르며 괜찮을꺼라고(꼬마야... 너나 울지마... 제발...;;) 토닥이는(?) 대범함도 선보였다.

우리 4명의 검사결과는 다음날 아침 9시즈음에 전원 음성으로 판정나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사에 전화하고, 문자를 캡쳐해서 보냈다. 아이들 어린이집에도 말하고. 6살 첫째는 7일까지 자가격리대상이 되어서 보호자로 어른중 한명을 공동 격리자로 지정하라고 보건소의 지시가 와서 내가 하기로 했다. 회사에는 이제차단 휴가를 썼고 새해부터 우리집은 모두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제는 집앞으로 햇반 한박스와 안성탕면 5개 2봉지,  스팸한통, 참치 2캔, 2L 생수2통, 과자 2봉지, 김 16개 1봉지, 3분짜장 2개, 3분 카레2개가 도착했다. 우리집은 햇반이 똑 떨어져 점심때도 밥없이 고기만 대충 구워먹었던 터라 남편이 쾌재를 부르며 기뻐했다(?) 남편과 나도 귀차니즘의 끝판왕이라... 매번 삼시세끼가 하나의 고통같다. 누가보면 밥통없는줄...

기숙사 살던 시절에도 우유하나 먹고 떼우던 ~~쓰레기 같은~~ 식습관 어딜가지 않는것 같다. 제발... 제발 가정부가 필요해 (ㅠㅠ) 농담아님. 진담입니다.

그냥 일하러 가면 회사식당에서 밥을 줄텐데 (밥먹으려고 출근한다는 1인)  아오 벌써 글쓰다보니 또또또!  점심시간임. 끼니를 간단히 떼우는 알약이 얼른 개발되길. 젠장... 코로나도 빡치지만 이게 더 스트레스. 그래도 얼렁뚱땅 대충 밥 챙겨줘도 그걸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딸 녀석들에게 또 고맙다. (이런것도 부모라고 ㅠㅠ)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