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09.12 토요일ᆞ 감사, 생각, 칭찬

kkiihhii 2020. 9. 12. 20:30

감사

1. 아이와 놀이터에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놀았던거 같다. 자주 데리고 가줘야지. 아이들이 좋아해서 감사하다.

2. 오늘도 10여분 잠시 운전대를 잡았다. 무탈하게 사고없이 운전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3. 떡만둣국을 한솥 크ㅡ게 끓여버려서 어쩌지 했는데 2일에 걸쳐 식사중간에 조금씩 다 먹어치웠다. 아이들이 싫증내지 않고 다먹어줘서 감사하다.

생각

1. 요즘 밤마다 행복이란, 사랑이란 결국 타인이 결정하는게 아니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 깨닫는 과정도 사실 남과 비교해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사랑과 행복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결국 내안으로 내안으로 깊고ㅡ 깊게ㅡ 파고들어가야 하는 것이 정답인걸까?

2. 단톡방에 사람들이 내글이후 말이 없으면 어쩌지. 또 말실수 한건가 불안, 초조 해지는 버릇이 다시 시작되었다. 눈치도 보이고. 특히 상대와 이야기를 잘하고 있는것 같은데 애매하게 대화가 끊기면 온종일 신경쓰인다. 좁은 인간관계라서. 더욱이 남겨둔 내사람들이라. 더ㅡ더ㅡ더ㅡ 신경쓰여 수십번 그 메시지를 복기한다. 어떤부분에서 내가 실수한건지. 장난의 말이 과한부분이 있었는지. 그러다 답이 오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그렇지 않고 며칠간 대답이 없을 경우 꼭 버림받은 기분처럼 비참하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야속하게 끊어낸 많은 관계들도 어느정도는 저런 패턴이고. 특히 나를 빼놓고 따로 톡방이 하나 더 있을경우. 뒤에서 내욕을 하는것은 아닐지 너무 무섭고. 겁이 난다. 그래서 단체로 무리지어 활동하는 것들은 나와 잘 맞지 않는다. 내가 피가 말리고 괴로워 스스로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되도록 1대 1을 좋아하며 최근에는 깊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3~4명선까지는 잘 지내는듯 하다. 이런것도 정신병의 일종이겠지? 20대때는 더 심해서. 길가다 나와 눈이 마주친후 중얼거리는 모든 사람들은 내욕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던 적도 많았다. 남편과 걷다가도 누군가의 수근거림만 목격해도 트라우마가 발동되어 소름이 끼친다. 사회생활을 오래할수록 정신은 다 깎이고 헤지고, 힘없는 바보가 되는거 아닐까. 일을 쉰지 2년이 되어도 극복이 안되는거 보면 이거 평생가려나. 다시 한번 되새기자. 남들은 내게 0.01도 관심없다. 그러니 걱정마.

3. 2번의 경우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받을지도 모를것 같다. 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진다. 죄송해요. 이런것도 이기적이라고 한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결국 내입장만 생각한거니깐.

칭찬

아무리 생각해도 나자신의 칭찬할 점이 생각나지 않았지만. 살짝 안도했던것은 하나있다.

몇 년전부터 첫째 출산후 알게모르게 얼굴에 기미, 잡티가 많아져서 항상 그늘에서 화장품을 발랐다. 빛이 거의 없는. 그곳에서는 그래도 피부가 잘 보이지 않기에. 원래 화장은 1도 안하는 타입이라 선크림까지가 끝이라서 5분정도면 외출준비가 끝난다. 스킨, 로션, 선크림 3개만 바르고 끝. 입술도 출근하는 날외에는 바르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최근에 본의 아니게 자주 쓰던 조명이 고장나서 바로 직접적으로 쏘는 조명을 결국 켜게 되었는데. 흠. 내가 생각한거 보다는 아직까지 심한 잡티는 없는것 같다. 조금. 감동했다. 그래도. 쳐진 피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지. 웃을때마다 어색하다. 불이나간 조명은 다시 바꿀것이다. 내 민낯이 까발려지는 밝은 조명은 그냥 피하고 싶다. 물론 태양도 피하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