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행복하질 못해
젊은시절 '행복이란?'이라는 문제에 답을 내린 사람이 앞으로의 남은 삶에서도 그 신념이 흔들리지 않고 가볍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행복을 계속 느낄수가 있을까. 스님이 아니고서야 사회와 자신 그리고 인간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다가 끝내는 몸이 기울어 넘어져 버리기 일쑤지.
그 어떤시대보다 책을 손쉽게 읽을 수 있게 되고, 은행 업무조차도 이 작은 손바닥만한 전자기기로 뭐든 하는 시대가 되었다. 20 30세대중에 그 옛날 어른들의 꿈이었던 비행기타고 외국가기를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드물고, 이제는 고졸보다는 대졸이 훨씬 많은 시대.
내 어린시절에 정의한 행복이란 그저 책이나 읽고 그림이나 계속 그렸으면 좋겠다 정도로 소박하기 짝이없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둘이나 생기니. 책임 질 사람이 생기니. 갑자기 산골에서 열매나 먹고 살던 원시인이 도시한복판에 툭 떨어진 기분이다.
나 하나 그럭저럭 먹고 살아서는 절대 안된다. 그냥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누가 목을 조르듯 갑갑한데, 이제 월급으로 노후까지 먹고 살수 없다고 다들 연신 한숨만 쉬어댄다. 집값, 생활비, 오늘도 같은 또래들의 그 한숨섞인 글을 읽고나니, 처음으로 이런생각을 했다.
차라리 산골은 어떨까. 소, 돼지, 닭을 키우고 논에서 밭일해서 그 곡식들로 자급자족하며 살며 먹을것에 돈을 크게 쓰지 않고 살고, 크거나 높지는 않지만 튼튼한 나무기둥이 지탱해주는 시골의 작은 내집에서 마당에 백구한마리 메어 놓고 사는 삶을 생각해봤다.
나는 도서관도 좋아하고 전시회나 도시에 즐비한 카페도 좋아한다. 그런데 왜 시골에 그 흙냄새 나는집이 생각이 나는건지 모르겠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는 시골인심이란 옛말이고 텃새가 심하다는 글이 생각난다. 뭘 하려하면 자꾸 좋은점 안좋은점 같은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