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외국인과 어플로 채팅! 조심하세요!

kkiihhii 2020. 5. 3. 22:31

.....이 글을 쓸까말까하다가...
혹시라도... 당하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며...
용기를 내서 써봅니다...

저는 육아휴직중인 워킹맘이였습니다.
어느날 한 인터넷 글을 보고 영어를 배우고 싶게 됩니다.
자막없이 영상으로 영어를 2000시간을 시청하면 귀가 트인다는 글이였습니다.
당연히 그 글로 트였다 뭐 쉐도잉으로 트였다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고, 오랜만에 뭔가를 열심히 몰입해서 해보는거라 참 열심히였습니다.

그러다가 영어를 한달가량 열심히 듣다보니 더 빨리 다음단계로 넘어가보고 싶은 욕심히 생기더라구요.뭐든 기초부터 천천히 했어야 하는건데 말이죠.

사람들 말이 외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그러면 말이 빨리 트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외국인과 채팅할 수 있는 어플을 깔게 되었어요.

제가 깔았던 어플을 ㅌㄷ과 ㅅㅍㅋ 그리고 ㅎㄹㅇㅊ 이렇게 3개를 깔았던거 같아요. 처음 깔아봤던 ㅎㄹㅇㅊ에는 일기를 짧게 써보기도 하고 댓글도 받아보며 나름 외국인과의 소통의 즐거움을 알아갔어요.

그러다가 ㅅㅍㅋ라는 어플을 깔게 되었어요. 가입하자마자 외국인이 열명도 넘게 채팅을 주더군요. 처음 깔았던 어플은 1명에게 채팅을 받을까 말까했는데 말이죠.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구글 번역기를 벗삼아 열심히 새벽까지 아줌마가 잠도 안자고 외국인들과 채팅 삼매경에 빠졌어요.

시간도 잘가고 오랜만에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즐거웠죠.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분들은 대부분 다른 앱으로 넘어가서 더 인연을 이어가자고 하더군요. whatsapp이나 line 혹은 카카오톡으로요.

저는 여러명의 외국인과 처음 만난 어플인 ㅅㅍㅋ를 벗어나서 다른 어플에서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다가 편한 상대만 몇 명정도 남고 더이상의 다른 친구들은 만들기엔 정신이 없을듯 하여 ㅅㅍㅋ어플은 지웁니다.

그런데 한명이 자신은 UN군에서 일하고 있으며 현재 전쟁중이고 자신은 와이프를 잃고 딸 하나를 키우는데 자신은 곧 퇴역할 것이라 퇴직금을 일시불로 현금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고작 며칠 이야기를 나눈 저에게 택배로 한화로 10억 상당의 돈을 부칠테니 자신의 딸에게 다시 전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러면서 지금 자신의 등 뒤에 적십자 여자가 서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얼른 당신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구하더군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기도 하고 며칠간의 채팅으로 약간 상대방을 알아간다고 느꼈는데 이건 뭐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잖아요. 급히 자주 연락하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요즘 전쟁을 누가 총들고 하나. 미사일 한방 쏘면 그만인데. 그리고 현재 전쟁하는 나라도 없다. 그리고 UN군인이 왜 싸우냐고 ㅋㅋㅋ정신차리라고 다다다다다 쏴줘서 정신차리고 야이! 사기꾼!하고 말하고 그와의 대화를 캡쳐해서 현재 대화중인 3명의 외국인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너희도 이런 사람 아니냐고 따졌어요. 그랬더니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

그 중에 그러나 알면 알수록 요지경. 한명은 ㅌㄷ어플로 알게 되었는데 들어갈때마다 모국어가 자꾸 바뀌더군요. 내가 "너 그나라 언어 아니잖아!"했더니 다시 바꾸고. 그 뒤 느낌이 싸해서 이 친구와도 손절.

남은 2명은 나와 같은 아이엄마이고, 한명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일하는 개발자라고 합니다.
둘 다 상대방과 헤어진 싱글이라는 점. (쓰다보니 소름돋아 ㅋㅋㅋ 다들 싱글 ㄷㄷ) 둘 다 아이가 있는 학부모 이다보니 서로 아이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주고 받으며 짧은 영어로 뭐라뭐라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한국에 코로나가 상륙하고 그나마 대화하던 외국인들에게 소홀해집니다. 내 딸들 2명 케어하기 벅차서 말이죠. 거기다 남편까지 육아휴직을 쓰고 집에 계셔버리니 더욱 시간이 안나더군요. 그래서 에이. 영어 공부는 무슨. 하면서 복직도 3달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운동이나 해서 살이나 빼자라는 생각으로 운동에 전념합니다.

그 사이 카톡으로 친추되어 있던 그 외국인 친구중 한명인 아랍녀가 자꾸 카톡이 옵니다. 그녀는 아랍에서 은행원이고 딸아이를 혼자 키운다고 합니다. 딸 사진도 보내주더군요. 저도 제 딸 사진을 보내줬어요. 그러면서 서로 이름을 부르는 호칭도 정했어요. 저는 제 이름 그리고 저는 그녀의 성에서 딴 ast를 부르기로요.

코로나로 이제 채팅을 못한다고 여러번 말했는데 계속 말을 걸기에 정말 말상대가 나밖에 없는 친구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또 번역기 돌리고 힘들게 이야기를 이어나갈 정신머리가 없어서 한두마디의 짧은 대화를 끝으로 제가 일방적으로 카톡을 계속 씹는 상황이 되었어요.

불과 며칠전에도 또 카톡으로 제 이름을 부르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은 남편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고 계속 이야기를 거듭하더군요. 그래서 화이팅! 한마디 해줬더니 읽씹. 그러더니 어떻게 되었는줄 아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달 1일이 되자 거짓말 처럼 카카오톡 프사가 바뀝니다. 노란 두건을 쓴 아랍여인이었는데 갑자기 포도를 씹어먹고 있는 아시아여인으로요. 거기다가 프사에는 골프사진, 유럽여행사진 뭐 비행기에 타고 구름을 찍은 사진들도 있구요. 갑자기 바뀐 카톡프사에 놀라서 그녀의 카카오스토리를 들어가보니 제가 이야기를 나누던 그 아랍여인 사진이 걸려있더군요.

아직 이 사진까지는 바꾸지 못한거겠죠. 괘씸함이 밀려오더군요. 비록 긴 대화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2달이 넘는 시간동안 알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사기꾼인거잖아요. 어이가 없어서 카톡으로 뭐라고 했더니 1이 안 사라져요. 아무래도 차단당한듯.

그러려니 하는데 마이애미 이 분도 계속 사진을 요구하는걸 봐서 ㅠㅠㅠㅠㅠ아......그냥 저는 앞으로 어플로 외국인과는 네버애버네버애버 연락 안 하려구요......마상 입었어요.................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만 진심이였던거애요..........